천홍욱 전 관세청장 "최순실 '관세행정 열심히 해달라' 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으로 자리에 오른 의혹을 받는 천홍욱 전 관세청장은 29일 "최씨가 관세행정을 위해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천 전 청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영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관세청장 자리에 오른 뒤 최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천 전 청장은 최씨의 말에 "관세행정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최씨를 만난 경위에 대해선 "이 사무관이 '한 번 만날 사람이 있다'. 제가 관세청장 하는 데에 좀 도움을 준 사람이라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해서 망설이다 자리에 나갔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한때 측근이었던 고씨를 통해 관세청장 후보를 추천받았다. 고씨는 지인이던 관세청 이모 사무관을 통해 천 전 청장을 추천받아 최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청장은 관세청장에 오르기 전 이씨를 통해 고씨도 만났다. 고씨가 천 전 청장을 '면접'을 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러나 천 전 청장은 고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씨가 '잘 아는 후배가 있다, 만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지 청장 문제와 관련해서 만난 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세청 인사에 개입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고씨와는 선을 그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고씨는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이씨에게서 인사청탁을 받고 대가로 총 2천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검찰 측 신청에 따라 관세청 인사 개입에 영향력을 행사한 최씨를 다음 달 27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최씨가 증인 소환에 응하면 고씨와 다시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고씨가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차례 법정에서 만난 적이 있다.
한편 고씨의 변호인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고 싶다며 재판부에 다시 보석을 청구했다.
앞서 고씨 측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보석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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