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규순 스캔들’로 인한 파문이 커질 조짐이다. 야구 규약에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구단과 심판과의 금전 거래가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KBO리그 자체 조사 때 신고하지 않았던 KIA에서도 직원 2명도 전직 심판 최규순씨에게 돈을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둘은 이와 관련해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으면서 사실이 드러났다.

KIA 구단도 29일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 “직원 2명이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소환 조사 받을 당시는 구단도 알고 있었지만 밝힐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최 전심판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야구 선후배와 구단에 지속적으로 금전을 요구해오다 이 사실이 발각돼 2014년 심판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KBO는 전체 구단을 상대로 심판과의 금전 거래 여부를 조사했고, 이 때에는 두산, 넥센만이 자진 신고했다. “최규순 심판에게 300만원을 보냈다”고 신고한 두산은 당사자인 김승영 사장이 시즌 도중 물러났다. 넥센의 경우는 금전 요구를 받았지만, 돈을 보내지는 않았다고 KBO에 신고했다.

그러나 ‘금전 거래가 없었다’고 회신한 KIA가 이번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크다. ‘은폐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KIA는 곧바로 사과문을 내고 “KBO 심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에 구단이 연루된 데 대해 KIA 팬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두 직원이 금전을 빌려달라는 심판의 부탁에 2012년과 2013년 100만원씩 각 1회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 전심판과 연루된 구단은 총 3개로 늘었다. 현재 최 전심판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어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KBO리그 전체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KIA는 시즌 막바지 안팎으로 위기를 맞게 됐다. 2위 두산의 거센 추격에 1.5경기 차까지 쫓기는 상황에서 구단이 심판과의 금전 거래 논란까지 휘말리면서 도덕성에도 타격을 입었다.

이날 대구 삼성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큰 동요없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김기태 감독도 “위기는 아니다. 두산은 8할에 가까운 승률을 내고 있다. 우리가 그 동안 너무 잘해왔기 때문에 비교되지만 지금 우리도 최악은 아니다. 선수들은 해오던 대로 하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