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예산안]도로·철도·예산 26~34% 축소..경제성장 동력 약화 우려

이영창 2017. 8. 2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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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안 중 비율상으로 가장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분야는 바로 사회간접자본(SOC)이다.

29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18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내년 SOC 분야 지출액은 17조7,159억원으로 올해(22조1,354억원)에 비해 20.0% 급감했다.

"이미 과잉투자 상태"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문재인 정부가 한정된 재원 안에서 복지 쪽 예산을 증가를 위해 SOC 지출을 줄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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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20% 감축 부작용은

정부수립 이후 최대폭 감소율

재정의 성장률 기여도 하락 예상

건설ㆍ토목 일자리 줄어들 수도

도시재생관련 예산은 크게 늘려

내년 예산안 중 비율상으로 가장 큰 폭의 변동을 보이는 분야는 바로 사회간접자본(SOC)이다. 29일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한 2018년 정부 예산안을 보면, 내년 SOC 분야 지출액은 17조7,159억원으로 올해(22조1,354억원)에 비해 20.0% 급감했다.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수립 이후 사상 최대 폭의 감소율로 기록될 전망이다. SOC 전체 예산이 20조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2008년(19조6,000억원)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도로와 철도 분야 투자가 크게 줄어든다. 도로 부문은 올해 지출이 7조4,089억원이지만, 내년에 5조4,424억원으로 26.5%나 감소했다. 철도(도시철도 포함) 예산 역시 4조7,143억원으로 올해(7조1,437억원)보다 34.0%가 줄게 된다. 이 중 고속철과 도시철도 등을 뺀 일반 철도 건설 예산이 4조4,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줄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동안 ‘도시재생 뉴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한 공약 덕분에 지역 및 도시 분야 예산은 크게 늘어나게 됐다. 도시정책 분야 예산이 2,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지역 및 도시 예산은 1조5,536억원으로 올해보다 29.1% 증가한다.

정부가 SOC 예산을 크게 줄이는 것은 이미 수십 년간 SOC 분야에 많은 금액이 투자되어 있어 신규 투자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주요20개국(G20) 가운데 한국의 국토면적당 고속도로는 1위, 국도는 2위, 철도는 6위”라며 “신규로 건설하는 대신에 기존 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OC 지출의 급격한 감소는 여러 부작용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미 과잉투자 상태”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문재인 정부가 한정된 재원 안에서 복지 쪽 예산을 증가를 위해 SOC 지출을 줄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SOC 분야는 다른 지출에 비해 재정승수효과(재정지출이 1단위 늘었을 때 국내총생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SOC 지출을 급격히 줄이는 경우 재정이 성장률에서 기여하는 부분이 크게 감소할 우려도 있다. SOC는 일자리 창출 능력도 높아, 이를 줄이면 건설ㆍ토목 쪽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최병호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사례로 볼 때 SOC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번 SOC 감축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의 산업구조상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제조업에 필수적인 SOC가 더 필요할 수도 있다”며 “미국도 SOC 예산 감소가 장기화돼 최근 확대 기조로 돌아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 구조가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과는 많이 달라진 만큼, SOC 급감에 따른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박근혜 정부 사례에서도 SOC 투자가 경제성장 동력으로 크게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SOC를 통해 일용직 등 임시 일자리는 확충할 수 있지만 지금 사회가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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