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스타일] 칸막이 친 혼밥형 라멘집 .. 주인 이름보다 맛으로 유명
━ 인스타 거기 어디? │ 아오리의 행방불명
아무리 SNS에서 인기가 있다지만 처음 아오리의 행방불명을 찾았을 땐 맛없을 거란 선입견이 있었다. 음식에 대한 철학이나 실력 없이 유명세에 기대 가게를 냈을 거란 짐작 때문이다. 그런데 라멘집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지인은 “문 닫는 시간(오후 11시)까지 항상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서 “그나마 오후 4시쯤이 가장 덜 붐빈다”고 충고했다.
그럼에도 맛보다 명성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웬만한 라멘집에 뒤지지 않는다. 라멘 메뉴는 단 하나. 돼지뼈를 오래 고아 국물을 진하게 낸 일본식 돈코츠 라멘뿐이다. 메뉴판에는 ‘아오리 라면 lite’(9000원)와 ‘아오리 라멘’(1만원)의 두 가지가 있지만 고명이 두 가지냐, 다섯 가지냐의 차이다.
2016년 12월 청담점을 처음 연 이후 2017년 5월 부산시 서면, 7월에 강남역과 동대문 DDP에 지점을 하나씩 늘려갈 때마다 승리는 가게 앞에서 찍은 재미있는 포즈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에 올렸고, 이런 홍보에 힘입어 최근 일본에 역진출해 롯폰기점까지 열었다.
1호점인 청담동 매장 안은 일본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서나 볼법한 풍경이다. 독서실처럼 나무 칸막이가 쳐진 1인 좌석이 이어져 있고, 사람들이 한 칸씩 꿰차고 앉아 라멘을 먹는다.
가장 덜 붐빈다는 시간에 갔는데도 20분을 기다려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가는 너비의 테이블에 앉았다. 준비돼 있는 종이 주문서에 원하는 라멘과 고명을 선택하고 직원에게 종이를 전달하는 것이 이 집의 주문 방식이다.
라멘에는 마늘, 파, 아지타마고(반숙 달걀), 숙주, 김, 김치 등의 고명은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는데, 모두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사이드 메뉴로는 일본식 달갈간장밥(3000원)과 공기밥(1000원), 면(2000원)이 준비돼 있다. 주문을 마치면 맞은편의 커튼을 내려준다. 이제 정말 혼자다.
조용히 앉아 혼밥할 곳을 찾거나 진한 일본 라멘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한번 들러볼 만한 집이다.
글·사진=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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