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신부 2017' 신세경, 소아와 함께한 성장기 [인터뷰]

김예나 기자 2017. 8. 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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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배우 신세경에게 '하백의 신부 2017' 속 소아는 이제껏 만난 인물 중 가장 완벽한 캐릭터였다. 소아를 연기하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미소 짓는 신세경은 여전히 소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소아의 어떤 매력이 신세경을 이토록 사로잡았을까. 그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세경은 지난 22일 종영한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극본 정윤정·연출 김병수)에서 대대손손 신의 종으로 살 팔자를 지닌 극 현실주의자인척 하는 신경정신과 의사 소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역 배우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신세경. 그는 매 작품에 임하는데 있어서 캐릭터에 대한 서사나 완성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만난 소아는 사실 걱정스러운 구석이 한, 두 군데가 아닌 아이였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여주인공치고 감정 기복도 심하고, 어딘가 사연 있는 듯한 모습을 지녔기 때문. 신세경은 과연 소아를 설득력있게 그려낼 수 있을지, 그리고 소아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로코 여주인공이라면 밝고 보기 좋아야 할텐데 1, 2회에서 제가 항상 짜증내고 힘들어하는 모습들을 보여서 걱정을 안고 시작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소아가 성장한 배경들이 드러나고 어린 소아가 아빠한테 받은 상처, 엄마의 거짓말로 인해 고통 속에서 짊어지고 살아간 부분들이 서사로 풀어지면서 소아가 왜 이토록 힘들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었다"고 밝혔다.

극 중 소아는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을 갖고도 생활고에 시달리는 인물. 왜 소아가 늘 예민하고 짜증 섞인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인물을 연기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붙었다는 신세경이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결국 드라마 시작에 앞서 가진 자신의 오만한 계산에서 비롯됐음을 느꼈단다.

신세경은 "제가 괜히 로코 여주인공에 대한 이미지를 심어놓고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캐릭터가 가진 서사가 확실하다면 제가 아무리 보기 싫은 모습들을 보이고, 항상 짜증내고 한숨 쉬어도 상황에 따라 시청자분들이 공감해주시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감독님과 작가님 역시 그 부분을 다 이해해주시고 공감해 주셔서 캐릭터가 설득력있게 살아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소아는 자신의 감정에 인색한 인물이었다. 극 초반 오갈데 없는 하백(남주혁)을 불쌍히 여기다가도 이내 자신의 감정을 모른 척한 채 그를 돌려보내기 일쑤였다. 하지만 하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이후부터 소아는 마음을 열고 제 감정에 보다 솔직해지려 노력했다. 그렇게 소아는 여러 가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아 갔다. 신세경은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아의 감정을 설득력있게 그려내기 위해 보다 집중했다고.

그는 "소아의 큰 장점 중 하나가 어떨 때는 짜증냈다가 또 어떨 때는 한없이 웃기고 여러 가지 감정을 지녔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사는 모습만 봐도 한 가지 감정과 모습만 갖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나. 대다수 사람들이 밝다가도 어둡고, 어둡다가도 밝지 않나. 소아라는 인물의 감정 그래프를 봤을 때도 여린 모습, 어두운 모습, 웃긴 모습, 밝은 모습 다양한 모습을 지녔다. 무엇보다 각각의 감정들의 사연과 이유가 명확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사실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은 배우로서 다채로운 연기를 펼칠 수 있기에 장점일 수 있다. 하지만 자칫 무게감없이 흐르는 연기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발란스 조절이 필요할 터. 신세경은 "너무 정신없이 촬영하다보면 사실 캐릭터적으로 놓치고 가는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럴 때 제가 캐릭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부분이 공간이 생기게 된다면 어떻게 메꿔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만약 제가 그렇게 놓치고 가버리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상황적으로 붕 떠버리는 것이 되지 않나. 그러면 공감을 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캐릭터에 허점이 생겼고, 제게 큰 스트레스가 됐다. 때문에 캐릭터가 얼마나 빽빽한 서사를 지녔는지에 더욱 더 집착하게 됐고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더욱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속 소아는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을 내려놓게 되면서 타인을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알게 되는 인물로 성장해나갔다. 소아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동안 신세경 역시 이번 작품에 임하면서 배우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한 듯 보였다.

그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욱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한 드라마"라며 "중후반부터는 비중이 더 커지면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체화될 수밖에 없는 숨 가쁜 호흡이 좋았다. 죽을 것처럼 힘든 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제가 대사를 전날 밤에 꼭 다 외우고 자야 당일 촬영할 때 감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습관을 갖고 있어서 잠도 하루 한 시간밖에 못 자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단 한 번도 쓰러지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면서 촬영을 이어나갔다. 제 스스로도 너무 신기할 정도로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강인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더욱이 드라마가 방송 초반 원작 팬들의 거센 반발부터 배우들 연기력 논란까지 일면서 주연 배우로서 더욱 더 막강한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던 신세경이었다. 그는 "손가락질 받으면서 속이 많이 아팠다. 많은 분들이 낯설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저 역시 한 번 쓰는 물건을 오래 쓰고, 다니는 길만 다니고, 입는 옷만 편이라서 쉽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성향을 가졌다. 생각해보면 저를 비롯한 배우들과 제작진은 드라마 준비 단계에서 이미 적응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그러니까 시청자분들도 한 번에 드라마를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어떤 작품이든 호불호는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작품 속 다양한 인물 관계 변화와 서사가 진행되면서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 믿음이 있었다"고 강하게 말했다.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헤아릴 정도로 속 깊은 모습의 신세경이었지만 바로 전작인 '육룡이 나르샤' 때만 해도 작품에 대한 혹평과 엇갈리는 반응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은 그였다. 신세경은 "시청자들의 반응이나 악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제가 연기할 때 느꼈던 중요한 신념이나 인간의 기본적 도리와 같이 깊이감 있는 대본이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통하지 않았을 때 상처받고 힘들었다. 제가 배우로서 시청자분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제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다. 그때는 왜 시청자들의 쓴소리를 듣고도 고칠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저는 그저 부족한 제 탓만 한 채 속앓이 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때보다 제 역량에 대해 마음을 내려놓고 비워놓을 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조금씩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대중에게 이름 석자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배우로서 자리매김한 신세경. 어느덧 20대 후반의 나이에 다다른 그는 "빨리 30대가 되면 더 좋을 것 같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폭도 훨씬 더 넓어질 것 같다"며 한층 농익은 연기를 펼칠 30대의 신세경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동시에 배우로서 갖는 책임감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는 그였다. 신세경은 "이제는 어렸을 때 추상적으로 장래희망 말하듯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얘기를 못하겠다. 지금은 제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스스로 능력치가 되는지부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 같다. 전보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다만 빈틈없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은 항상 있다"며 "소아는 제게 완벽한 캐릭터임이 분명하지만 인연이 닿는다면 이보다 더 완벽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치열하고 열심히 캐릭터를 지키고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백의 신부 2017'과 함께해온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뒤로하고 신세경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겠다고 계획했다. 그렇다고 거창한 계획은 아니었다. 그는 "일단 당분간 계획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대본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 지금은 그저 행복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며 추억팔이하고 싶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점점 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 하겠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싶다. 너무 정신없어지면 개인적으로 힘들어하는 성격이다. 우선은 좀 쉬면서 생각도 정리하고 충전하고 싶다. 하지만 결국 이 시간들이 다음 작품을 위한 준비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나무엑터스]

신세경|하백의 신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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