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 별세

2017. 8. 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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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오전 별세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아침 9시10분께 지병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별세했다"고 28일 밝혔다.

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6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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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16살 나이에 중국 위안소로 끌려가
한 평생 중국서 살다 2003년 처음 고향땅 밟아
생전 '위안부' 피해 증언에 적극적으로 참여
"일본 정부 사과 못받으면 못 죽어" 호소하기도

[한겨레]

하상숙 할머니가 지난 9일 오후 요양 중이던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침상에 누운 채로 미소 짓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 할머니가 28일 아침 9시10분께 지병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별세했다”고 28일 밝혔다. 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6명으로 줄었다.

하상숙 할머니는 1928년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났다. 예산에서 살던 1944년, 16살의 나이에 ‘공장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본군 위안부 모집책의 말에 속아 경성(서울)과 평양, 신의주, 단둥, 톈진 등을 거쳐 중국 후베이성 우한 한커우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위안소에서 8개월 가까이 수용생활을 한 하 할머니는 이듬해 일본이 패전하면서 해방을 맞았지만, ‘일본군에게 수치를 당한 몸으로 고향 사람들을 볼 낯이 없다’는 이유로 귀국을 포기하고 중국인과 결혼했다. 아이를 낳을 수 없었던 하 할머니는 남편의 아이 셋을 친자식처럼 길렀고, 1994년 남편과 사별한 뒤에는 막내딸과 함께 지내왔다.

하 할머니는 해방 이후 중국에서 ‘조선’ 국적으로 남았으나, 분단 과정에서 중국 내 조선 국적이 모두 북한 국적으로 분류되는 탓에 1999년 한국 정부의 국적회복 판정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한국 국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 60년 가까이 살다 2003년 고향 땅을 처음 밟았다. 2000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생전 ‘위안부’ 피해를 증언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2013년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시집도 안 간 나이에 (위안소에) 들어왔어요. 일본이 이렇게 나쁜 짓을 하고 ‘그런 일이 없다’고 말하는데, 거짓말을 하면 되나요. 나는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들어야지 안 그러면 내가 못 죽어요”라고 말하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하상숙 할머니는 지난해 중국인 이웃과 말다툼을 벌이다 2층 계단에서 밀려 넘어지면서 건강이 악화됐다. 갈비뼈와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한국으로 돌아와 병원 생활을 했다. 정대협은 “(하 할머니가) 최근에 많이 회복되어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지 못하시고 생을 달리하셨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시기 바란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차려졌다. ♣H6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중국 우한에 거주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가 지난 2013년 8월 9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조카와 손영미 정대협 우리집 쉼터 소장(오른쪽)의 환대를 받으며 걸어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88) 할머니가 지난 2016년 4월 10일 오후 치료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모습.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구급차로 이동하기 위해 의료진과 승무원들이 준비하고 있다. 그해 3월 낙상사고로 중상을 입은 하 할머니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강동구의 한 병원에서 요양 중이던 하상숙 할머니가 지난 9일 병문안 온 김동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부관장을 향해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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