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만금에 홍학 출현..카자흐스탄서 5천km 날아왔나

2017. 8. 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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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나 아열대 지방의 염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홍학이 서해안 새만금 간척지에 나타났다.

사육지에서 탈출한 개체가 아니라면, 홍학이 우리나라에서 야생 상태로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송세연 서울동물원 홍학 사육사도 "지난해부터 홍학 한 마리가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점검해 보았지만, 서울동물원과 다른 동물원 상당수에서도 도피 개체는 없었다"며 "지난해에는 어린 개체였는데 올해는 다 자란 개체라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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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원래 아열대에서 서식
서울동물원 "도망 개체 없다"
중국 베이징 등서도 종종 출현
어린 개체 길 잃었을 가능성도

[한겨레]

25일 새만금 간척지의 물이 고인 곳에서 홍학 1마리가 발견됐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제공

열대나 아열대 지방의 염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홍학이 서해안 새만금 간척지에 나타났다. 사육지에서 탈출한 개체가 아니라면, 홍학이 우리나라에서 야생 상태로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홍학 서식지가 5000여㎞ 떨어진 카자흐스탄이어서 이 홍학이 어떻게, 왜 우리나라에 오게 됐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은 25일 새만금 간척지의 물이 고인 곳에서 홍학 한 마리가 먹이를 먹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목격하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28일 밝혔다. 윤 씨는 “흰뺨검둥오리와 갈매기 휴식지에서 홍학 한 마리가 특유의 구부러지고 두툼한 부리를 좌우로 흔들며 물속에서 먹이를 걸러내고 있었다”며 “1시간 정도 먹이를 먹고 20여분 간 휴식을 취하며 깃털을 다듬는 정상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씨는 또 “이 홍학이 인기척에 아주 민감하고 잘 날아다녀 사람에 적응한 개체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해부터 홍학이 나타난다는 제보를 접하고 추적해 오던 참이었다.

송세연 서울동물원 홍학 사육사도 “지난해부터 홍학 한 마리가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점검해 보았지만, 서울동물원과 다른 동물원 상당수에서도 도피 개체는 없었다”며 “지난해에는 어린 개체였는데 올해는 다 자란 개체라는 점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육하는 홍학은 대개 날개 깃을 잘라 멀리 날지 못한다며 발견된 홍학이 도피 개체일 가능성을 낮게 보았다.

새만금 간척지에 관찰된 홍학. 동물원에서 사는 홍학은 보통 날개 깃을 잘라놓기 때문에 먼 곳까지 살 수 없어서, 이 홍학은 야생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 윤순영 한국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제공

중국에서도 최근 홍학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베이징탐조협회는 1990년대 이후 홍학 관찰횟수가 34회에 이르며 가장 최근에는 2015년 12월 베이징 웨뉴강에 나타났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주로 어린 새가 겨울 동안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큰홍학의 번식지는 카스피해와 카자흐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으로 번식지와 월동지 사이를 무리 지어 이동한다.

홍학의 서식지 분포. 큰홍학은 아프리카와 지중해 서아시아에 분포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유정칠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처음 겨울을 맞은 어린 새는 월동지로 이동하다 탈진하거나 쉬다가 무리에서 이탈해 미조가 되곤 한다”며 “기후변화가 이런 서식지 변동을 일으키는지는 앞으로 계속 관찰하면서 연구해야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글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crane5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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