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좋다’ 윤정수, 30억 빚더미 시절

개그맨 윤정수의 인생이 <사람이 좋다>를 통해 공개됐다.

27일 오전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윤정수의 굴곡진 인생 스토리가 전파를 탔다.

1992년 SBS 공채 개그맨 1기로 데뷔한 윤정수는 TV만 켜면 언제든 볼 수 있는 인기 많은 개그맨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는 보증을 선 뒤 30억 원 상당의 빚더미에 앉았고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방송이 끊긴 뒤 윤정수는 관리비 조차 내지 못해 물과 전기가 끊긴 심각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그는 “저는 이미 물 부족을 경험했다. 마시는 물은 못 잠갔길래, 음용수관에 호스를 연결해 물을 모아 생활했다”며 “물을 다 모아서 이걸로 샤워하고 화장실 물 내리고 빨래하고. 일주일 열흘 정도 있다가 한 달이 되기 전에 돈을 구해서 냈다. 관리비를 내지 않은 것은 제 잘못이다. 하지만 어려울 때는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11월 윤정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에 이사를 못가고 있는 상황. 윤정수는 “엄마의 흔적들이 너무 많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버겁더라도 한 2년만 더 살까 싶다”고 말했다.

과거 방송을 통해 여러번 알려진 윤정수와 청각장애인 어머니의 애틋한 모자 관계는 현재 윤정수에게 닥친 시련을 더 안쓰럽게 했다. 그는 20년 동안 어머니와 함께 살았고, 뇌출혈로 몸져 누운 어머니를 직접 집에서 병간호했다.

윤정수는 “장을 한 2~3일 하지 않았나. 너무 죄송한데 사람들이 막 들락날락하는 게 싫었다. 엄마랑 단둘이 있고 싶었다. 그런데 그 둘만의 시간이 이 방에 오면 자꾸 된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건 아닌데,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든다. 상당히 위험한 방이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를 요양 병원에 모시라는 지인들의 말에도 윤정수는 “2년 동안 외박을 하루도 안 했다. 그렇게 저렇게 그냥저냥 계속 살아왔다. 근데 행복했다. 그냥저냥 살아도 빚은 많아도”라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시신에 욕창 자국 두 개가 있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깨끗한 시신으로 보내드리고 싶더라. 시신을 닦는 사람이 ‘흉터가 크게 있네요’라고 하는데 너무 죄송했다”고 고백했다.

한편, 과거의 아픔을 이겨내고 현재 고정 프로그램만 5개 이상 출연중인 윤정수. 그는 “저는 방송을 안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근데 방송이 끊겼던 시기는 파산 시점이었다.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큰 실수를 범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동으로 하차를 하게 되는 시기였다”며 작은 방송 프로그램이라도 각별한 애정을 가진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