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맥그리거, ‘6700억 원’ 세기의 대결 이모저모

기사승인 2017-08-27 04: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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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이종격투기와 복싱. 어우러지기 힘들어 보이는 두 종목의 최강 네임벨류 선수가 격론 끝에 링 위에 선다.

코너 맥그리거(29)와 플로이드 메이웨더(40)는 오늘(2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T 모바일 아레나에서 슈퍼웰터급 12라운드 복싱 대결을 벌인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오픈매치 4경기와 북미복싱연맹·세계복싱협회·국제복싱연맹 타이틀전 후 제일 마지막에 진행된다.

▶괴이한 승부? 돈을 보면 설명돼

MMA 선수가 복싱 선수에게 연이은 도발 끝에 복싱 대결을 성사시킨 것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괴상한 승부다. 그러나 이번 대결에 걸린 돈을 보면 잘 짜인 각본이라 해도 고개를 끄덕일만하다.

이름값하는 두 선수의 대결인 만큼 역대급 돈잔치가 예고돼있다. 이번 매치로 메이웨더는 2억 달러(약 2250억 원)의 대전료를 챙긴다. 맥그리거는 절반인 1억 달러(약 1125억 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는 지금껏 선수생활을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액수를 벌어들인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이번 경기 총매출을 6억 달러(약 6770억 원)로 예상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미국 현지에서만 전체 인구의 6분의 1 수준인 5000만 명 시청하고 전 세계 220개국에서 약 10억 명이 경기를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장 입장권은 최대 1만 달러(약 1130만 원)에 팔렸다.

유료 생방송 서비스인 페이퍼뷰(PPV) 역시 역대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PPV 유료 책정금은 89.95달러(약 10만 원)다. 종전 최고기록은 메이웨더와 매니 파퀴아오의 대결로 460만 건이었다. 이번엔 500만 건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승자는 이탈리아에서 특수 제작한 벨트를 받는다. 세계복싱평의회(WBC)는 3360개의 다이아몬드와 600개 사파이어, 300개 에메랄드가 박힌 악어가죽 벨트를 제작했다. 순금 1.5kg도 박혀있다.

▶‘규칙+노련미’ 메이웨더vs‘우월한 피지컬’ 맥그리거

이번 매치가 복싱으로 치러지는 탓에 자연히 일평생을 복싱선수로 활동한 메이웨더에게 무게추가 기운다. 대다수 전문가들 역시 메이웨더의 우세를 점쳤다. 빠른 스텝의 아웃복싱을 구사하는 메이웨더를 적어도 복싱에서 당해낼 자는 없었다. 최강의 인파이터였던 파퀴아오도 메이웨더에게 제대로 된 펀치 한번 날려보지 못했다. 지금껏 복싱으로 싸워본 적 없는 맥그리거가 메이웨더 품에 파고들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맥그리거 훈련을 담당했던 복서 토니 제프리스마저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황에도 ‘혹시나?’란 말이 나오는 이유는 맥그리거의 우월한 피지컬과 나이차 때문이다. UFC 최초로 2체급을 동시 석권한 맥그리거의 전성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반면 메이웨더는 49승 무패의 압도적인 승률을 보유 중이지만 현역에서 은퇴한 지 2년이나 흘렀다. 40대에 접어든 그가 띠 동갑에 가까운 젊은 피의 예상 밖 펀치에 쓰러질 수도 있다.

글러브도 변수다. 기존 10온스에서 8온스로 규칙이 바뀌면서 글러브 안에 들어가는 솜이 줄었다. “4라운드 안에 메이웨더를 때려 눕히겠다”고 공언했던 맥그리거도 8온스로 글러브가 바뀌자 “2라운드 안에 끝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독설의 맥그리거, 전적으로 응수한 메이웨더

맥그리거는 UFC 무대에서도 막말 독설가로 유명했다. 그는 18연승을 달리던 조세 알도에게 독설을 퍼부은 뒤 1라운드 12초만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매치에서도 여지없었다. 기자회견장에 욕설이 적힌 정장을 입고 나타난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는 내 움직임과 파워, 맹공을 당해본 적이 없다. 4라운드 안에 KO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메이웨더는 “신이 창조한 완벽한 한 가지는 바로 내 전적이다. 20년간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맥그리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가볍게 받아넘겼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맥그리거는 거침 없었다. 그는 관중을 향해 ‘하나, 둘, 셋“의 구호를 외치게 한 다음 ”메이웨더 꺼져“라 소리 질렀다. 이어 메이웨더를 향해 ”늙고 약해빠진 개“라고 표현했다. 그러자 메이웨더는 ”그렇게 자신있으면 파이트머니를 걸고 싸우자“고 했고 맥그리거는 ”계약서를 보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이웨더는 자신이 이긴다에 500만 달러(약 56억 원)를 걸었다.

메이웨더-맥그리거, ‘6700억 원’ 세기의 대결 이모저모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세 번째 만남에서는 메이웨더가 먼저 반격했다. 그는 “맥그리거에게 승리의 냄새만 나는 건 아니다. 무슨 냄새냐고? 겁쟁이 냄새다”라고 조롱했다. 이어 돈다발을 공중에 뿌리며 “나는 21년 동안 5체급을 석권했지만 넌 항복을 했다”고 말했다. 다음 만남에서도 메이웨더는 “나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다. 난 최강자고 너 같은 파이터를 잡아먹는다”라고 했다. 화가 난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는 약해빠졌기 때문에 팔꿈치나 발을 사용하지 않는다. 나는 복싱 링에 처음 올라가지만 곧 내가 그 무대를 독실할 것이다. 다음엔 옥타곤에서 재대결 해보자. 그때도 떠드나 보자”고 반격했다.

지난 25일 열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맥그리거는 “늙은이를 박살낼 것이다. 날 믿어봐”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는 끝났다. 8온스 글러브를 선택한 그의 결정은 큰 실수다. 2라운드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다. 1라운드 내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dne@kukinews.com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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