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대수롭지 않게 넘긴 어지럼증, 뇌졸중 전조일 수 있다

이지현 2017. 8.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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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어지럼증 원인과 예방법

[ 이지현 기자 ]


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 높은 습도 등으로 건강에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앉았다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낮아져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기립성 저혈압은 여름철 단골 질환이다. 어지럼증은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보니 상당수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저혈압 외에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다. 귓속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하고 뇌 건강 이상이 원인일 때도 있다. 어지럼증은 특정 질환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띵하거나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수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원인에 따라 진단과 치료법 등이 다르다. 이 때문에 어떤 어지럼증인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과 예방법, 동반 증상 등을 알아봤다.

말초성, 중추성 여부 구분해야

인체의 평형기관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소뇌는 이곳에서 오는 정보를 통합해 이해한다. 평형기관과 소뇌는 신경계를 통해 밀접하게 연결되는데 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을 호소하게 된다.

흔히 달팽이관에 문제가 있어 어지럽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틀린 말이다. 달팽이관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청각기관이다. 달팽이관과 인접한 전정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어지럼증을 호소할 수 있다. 전정신경은 평형감각과 머리의 위치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다. 전정신경 이상으로 생기는 어지럼증은 말초성 어지럼증이다. 전정기관은 정상이지만 소뇌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중추성 어지럼증이다.

어지럼증이 말초성인지 중추성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혈관 장애 등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이들 질환은 모두 빨리 진단받아 치료해야 한다.

이석증, 말초성 어지럼증 대표 원인

말초성 어지럼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이석증이다. 전정기관 중 세반고리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세반고리관은 몸의 회전을 담당한다. 이곳에 결석이 생기면 움직일 때마다 수초에서 수분 동안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병원을 찾으면 전정기관 문제인지, 중추신경계 문제인지를 판별하는 안진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머리 위치를 순차적으로 돌려 세반고리관의 이석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이석정복술 등으로 치료한다.

메니에르병도 말초성 어지럼증의 원인이 된다. 20분 이상 어지럼증이 반복되면서 난청, 이명, 귀가 먹먹한 느낌 등의 증상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귓속에 있는 내림프관 안의 내림프액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해 내림프관이 부어오르는 질환이다. 내림프관 압력이 높아지고 심하면 내림프관이 파열돼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메니에르병 환자는 만성적으로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전정신경 기능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약물치료가 도움된다.

전정신경염 때문에 말초성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신경 자체에 손상이 생기는 것이다. 수시간에서 수일 동안 어지럼증이 지속될 수 있다. 어지러운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병원을 찾으면 증상을 듣고 문진해 진단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가 필요한 환자도 있다.

소뇌 문제로 생기는 중추성 어지럼

중추성 어지럼증은 소뇌 관련 기관에 문제가 있을 때 주로 생긴다. 멀미하는 것 같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신경학적 검사를 해 다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나 뇌신경과 관련한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수막염, 뇌염, 다발성 경화증 등 다양한 질환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 질환은 뇌경색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뇌출혈도 원인이다. 혈관이 파열돼 뇌 안팎에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이 둘을 뇌졸중이라고 한다. 미국뇌졸중학회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부정맥, 흡연, 비만, 음주, 스트레스 등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이 크다. 60세 이상에게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뇌졸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뇌졸중은 어지럼증과 함께 한쪽 감각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야 결손 등이 나타난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치료가 늦어지면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기저-척추동맥 증후군이라는 질환도 있다. 소뇌 등 평형을 담당하는 신경계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협착이 생기는 질환이다. 적절한 약물치료나 스텐트 시술을 받으면 호전된다. 청신경종 등 뇌종양, 뇌염 등 감염성 질환, 다발성 경화증도 중추성 어지럼증의 원인이다.

빙빙 돌지 않는 어지럼증이 더 위험

어지럼증 증상이 생기면 동반증상, 어지럼증의 유형 등을 잘 구분해야 한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회전성 어지럼증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다. 회전성 어지럼증이 아니면 소뇌에 뇌경색이 생겨 균형을 잡는 데 문제가 생겼거나 기립성 저혈압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어지럼증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잠깐 어지러운 뒤 증상이 사라지면 말초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다. 어지럼증과 함께 귀가 먹먹한 증상을 호소하거나 이명 등이 생길 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지럼증과 함께 심한 두통이 있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이 생기면 중추성 어지럼증일 가능성이 높다. 발음에 문제가 생기거나 음식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안면 마비 증상이 같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다.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어지럼증도 위험 신호다.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말을 해보거나 왼발 앞에 오른발을 두며 일자로 걸어보는 것이 좋다. 말을 더듬거나 어눌하게 하고 일자로 걷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뇌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뇌졸중이 생기면 몸이나 머리를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물체가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서서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이 같은 증상이 수분 동안 이어진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지럼증은 증상이기 때문에 이들 질환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생길 수 있다. 백인철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장은 “평소 복용하는 약물이 많은 노인들은 약물의 상호작용과 부작용 때문에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스트레스 등을 많이 받아 심리적 요인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어지럼증 예방에는 각종 건강 수칙이 도움된다. 술, 담배, 카페인이 들어간 식품을 멀리하고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 과로와 스트레스도 어지럼증을 악화시킨다. 평소 충분한 휴식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잘 관리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도움말=백인철 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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