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이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1심 판결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외신들도 타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재용 부회장이 유죄판결을 받은 뉴스를 온라인으로 신속하게 전하고, 이번 판결이 삼성전자가 공식 후계자의 공석인 상황에서도 계속 성공신화를 써내려갈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이 재판을 ‘블럭버스터 재판(Blockbuster Trial)’으로 표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후계자 재판에 쏠린 국내외 안팎의 관심을 반영했다. 이 신문은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부재 속에서도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을 극복하고 올해 2분기 놀라운 실적을 거뒀지만, 회사 측은 이 부회장의 장기적 비전이 회사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온라인판 비지니스 섹션 메인 캡처
NYT는 이번 판결이 아울러 한국 재계를 향한 정치권의 외풍이 거세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됐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법원 판결에 고무돼 가족중심 경영을 펼치며 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경제강국(economic powerhouse)으로 일군 한국 재계를 향한 압력을 더 대담하게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NYT는 가족중심 경영의 한국 재계는 이제는 부패의 온상이자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법원의 유죄 판결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논란은 있지만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남자(arguably the most powerful man)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너뜨린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월드섹션 캡처
이 신문은 ‘삼성왕조(Samsung dynasty)의 귀공자(scion)’인 이재용 부회장 형량은 특별검사가 선고한 12년에는 못 미쳤지만, 지난해 탄핵 이후 몰아친 일련의 사건들에 비춰봐도 “여전히 놀랍다(astounding)”고 평가를 했다.
WP는 한국은 정치적 부패 스캔들에서 결코 자유로운 나라는 아니지만 이번 사건은 정치권과 재계의 리더들을 상대로 엄격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요구해온 한국인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또 박영수 특검의 법정 발언을 인용해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부패 범죄로, 정치권과 재계의 야합(back-scratching alliance)”이라며 “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compromise)”고 전했다.
CNN머니는 이재용 부회장 유죄 판결로 박근혜 전 대통령 또한 유죄 판결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소개하며 선고 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CNBC도 국내 언론 보도를 인용해 이 부회장 소식을 보도한 후 재벌 체제의 지속 여부에 대한 비판 의견을 전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삼성 브랜드를 직접 대표하지 않는다며 때마침 발표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전략제품 ‘갤럭시노트8’의 등장과 엇갈린 모습을 언급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사법개혁을 외친 점을 소개하며 재벌 체제도 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전했다.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앞서 의미심장한 보도를 한 외신도 있다. 영국 BBC는 이날 판결이 나기전 “이제용 부회장의 6개월간의 공백 기간 동안 삼성의 경영에 미친 악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또 “공판 결과에 관계없이 이 부회장 명성에 치명타를 입힌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