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스포일러 : 손상시키는, 혹은 망쳐 놓는 사람(혹은 것), 강탈자 등의 뜻. 내용의 중요한 부분까지 구체적으로 미리 밝혀 영화 보는 재미를 반감시키기 때문에 온라인 곳곳에서 문제가 된다."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스포일러는 관객이나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기대했던 영화·소설에 대한 흥을 깨는 훼방꾼이다. 작가나 제작자 입장에서는 잠재적 관객 수를 잠식해 흥행률을 떨어뜨리는 원망스러운 존재다." ('대중문화사전', 김기란·최기호 지음) 꼭 보려고 점 찍어뒀던 드라마나 영화의 결말을 누군가 먼저 얘기하려고 한다면 어떨까요? 혹시라도 듣게 된다면 낭패겠죠. 인터넷에도 '스포(스포일링) 주의'란 경고 문구도 없이 영화의 결말을 알려주는 글들이 떠돌아 다닙니다. '스포일러'들에겐 장난일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당혹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중. '스포일링'도 범죄에 해당할까요? 스포일링은 관객 입장에선 재미를 깨뜨리고 제작자 입장에선 잠재 관객을 잠식하는 행위지만 그것 자체만으로 법적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법적 책임을 지울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일단 일반 독자나 시청자 등은 민·형사 어느 쪽으로든 '피해자'가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를 피해자로 본다면 그나마 형사상으로 검토가능한 죄목이 업무방해죄이지만, 이것마저도 구성요건을 충족하긴 어렵다고 합니다. 콘텐츠 분쟁 전문 변호사인 임상혁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는 위계나 위력, 기타의 방법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할 때 성립한다"며 "만일 특정인이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겠지만 진실한 내용으로 미리 결론 부분을 대중에 알린 경우에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변호사는 "콘텐츠 제작자의 업무는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 또는 상영'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줄거리나 결론 부분을 비밀로 보호하는 것'이 콘텐츠 제작자의 업무(법 조항의 '타인의 업무')라고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마케팅 측면에서도 스포일링으로 과연 손해를 봤는지 인과관계가 성립할지도 의문이고 스포일링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적 손해가 얼마인지 따지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스포일링과 관련한 행위의 정도가 심각한 경우는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드라마(미드) 애청자들 사이에선 현재 상영 중인 '왕좌의 게임 시즌7'의 제작사 HBO가 해킹당한 일이 화제가 됐습니다. 해커가 HBO를 해킹해 시나리오와 동영상을 입수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이를 인터넷 공간에 마구 유포하겠노라며 협박하고 나선 사건입니다. 설지혜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왕좌의 게임' 해커처럼 '스포일링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공갈·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선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 변호사는 "이번 해커의 행위는 저작권자 HBO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제·배포 등 목적으로 콘텐츠를 무단으로 빼돌린 행위로 이는 단순한 스포일링을 넘어선 저작권 침해행위"라며 "저작권 침해행위는 스포일링과 별도로 민·형사상 책임이 뒤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저작권 침해행위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을 그 사실을 알고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가 된다"며 유튜브 등 동영상 사이트로 돌아다니는 동영상을 함부로 공유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 에 2017년 8월 24일 (05:0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