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연구소 "진상규명 어려웠던 이유, 전두환 노태우 가해자들의 군 기록 조작 탓"

5.18 연구소 "진상규명 어려웠던 이유, 전두환 노태우 가해자들의 군 기록 조작 탓"

2017.08.24.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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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연구소 "진상규명 어려웠던 이유, 전두환 노태우 가해자들의 군 기록 조작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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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연구소 "진상규명 어려웠던 이유, 전두환 노태우 가해자들의 군 기록 조작 탓"

- 군 관계자들, 국민 상대 헬기 기관총 사격 없었다 36년 동안 주장
- 5.18 정부 차원 진상규명, 중요한 내용은 세 차례
- 전두환, 노태우 가해자들이 군 기록 조작 은폐 일부 폐기... 진상규명 더디게 진행된 이유
- 문재인 정부 진상규명 결이 달라, 공군 조종사들의 양심 제보와 증언, 새로운 전기 마련할 듯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8월 24일 (목요일)
■ 대담 : 김희송 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문재인 대통령이 5.18 진상규명 특별조사를 지시해 국방부에서도 특별조사단을 꾸리고 진상규명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는데요. 전진 조종사들의 광주 출격 대기 명령에 대한 증언들도 나오고, 당시의 군 작전 상황이 드러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전남대 5.18 연구소 김희송 교수 연결해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희송 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이하 김희송)>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는데요. 5.18 관련 단체들도 같이 참여하고 계십니까?

◆ 김희송> 아직 그 논의 수준까지 가진 않았고요. 어제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조사 요구가 계셨고, 아마도 국방부에서 준비는 하고 있지만 5월 단체들까지 공식적으로 참여 요청이 들어왔다는 얘기는 제가 아직 듣지 못했고요. 아마 5월 단체 쪽에는 들어왔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논의 중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들어왔다면.

◇ 곽수종> 만약에 그러한 요청이 들어온다면 참여하실 생각도 있으시겠죠?

◆ 김희송> 저희는 학교 전남대 5.18 연구소이기 때문에 5월 관련 단체들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갖고 있고, 이건 저희 연구소 측에 정식으로 요청이 들어왔을 때는 연구소 차원에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아직은 공식적인 협조 요청이나 이런 게 없었기 때문에 참여 유무를 이야기하는 건 아직 섣부른 이야기인 것 같고요. 다만 진상규명 과정 속에서 저희들도, 5.18 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도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충분히 진상규명을 위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배심원제라는 게 별반 다른 게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때 상황을 광주 시민들이 직접 말씀하시고 경험, 목격했던 내용을 진상조사위원회에 증거와 함께 제출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건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 김희송> 이건 조금 차원이 다른 이야기인데요. 가령 원전에 관련된 배심원의 정책 숙의 과정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조사는 전혀 결의 다른 이야기이거든요. 정책을 결정하는데 시민들이 참여하는 것과 지금 저희들은 국가폭력에 의해서 37년 전에 광주 시민들이 희생됐고, 물론 군인들도 일부 희생이 있었겠죠. 그래서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거고, 37년 동안 여러 번 진상규명 노력이 있었지만, 미완의 과제가 많았기 때문에 결국은 국가폭력의 가해자였던 군, 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 군 기록에 대한 조사를 통해서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군 작전의 전모를 파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관련 성격은 방금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신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셔야죠.

◇ 곽수종> 무슨 말씀인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재판이라는 뜻은, 배심원 뜻을 말씀드린 건 아니고요. 말씀하신 그러한 특별 조사단이니까, 그 안에서 진상규명에 대한 참고 내지 증거를 가지고 직접 조사를 하시는 거죠. 결이 다른 건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지시한 조사 범위가 시민군을 향해 헬기가 사격했다는 의혹 아니겠습니까. 그 다음에 공군 전투기가 광주 출격을 대기 명령 받았다, 이 증언 2건인데요. 두 가지 질문입니다. 이 헬기 사격과 출격 대기 명령에 대한 진상규명,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왜 지금까지는 이 두 가지가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 김희송> 첫 번째 헬기 사격에 관련된 부분들은 80년 당시부터 시민들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해왔고, 군에서 반박했던 내용들은 헬기 사격의 증거를 가져오라는 식의 대응이었던 거죠. 그다음 헬기 사격이 가지고 있는 의미, 시민들을 상대로 특히 자국의 국민을 상대로 헬기에서 기관총 사격을 했다는 것은 실은 믿기지 않은 내용이었죠. 군 관계자들도 그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36년 동안 이야기해왔다가 작년에 실은 도청 근처 전일빌딩이 있습니다. 거기에 10층에서 탄흔 자국이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조사해보니 그것이 80년 당시에는 전일빌딩 10층보다 높은 건물이 없었거든요. 그러면 탄흔의 각도, 발사 위치를 고려했을 때 헬기에 의한 사격이라는 결론이 내려지면서 시민들이 목격했다는 주장이 실체로 등장하게 된 거죠. 그래서 다시 요구들이, 그럼 헬기 사격에 대한 전모, 헬기가 어떤 목적으로 출동했고 누구의 명령에 의해 사격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의 요구가 지역사회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했다가 이번에 공군 전투기도 폭탄을 탑재하고 출동 명령을 대기했다는 방송이 월요일 나오면서 더더군다나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특별지시로 이 두 가지 사안을 먼저 조사해라. 물론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내용에 포함되겠지만, 광주 지역의 많은 시민들 조사 요구가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사안에 관련해 먼저 국방부가 선제적으로 조사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린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지금 교수님도 아시겠지만 37년이 지났습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그 뒤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그렇다 치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그 두 가지에 대해 토론이나 진상조사단, 전남대학교에서 진상 조사의 연구 논문이나 이러한 거로 나온 적 있었습니까?

◆ 김희송>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은 37년 전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있었다고 보셔야 할 것 같고요. 계기가 된 것은 88년 국회 청문회 과정, 95년, 97년 전두환 노태우를 내란 음모로 기소하면서 특별검사가 임명되어 조사가 있었고요. 또 하나는 2005년 국방부 차원에서 진상규명 과거사 청산의 측면에서 과거사 진상규명 내용 중 5.18이 들어간, 실은 많은 국민들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많이 있었다고 오해하시는데, 실은 중요한 내용으로는 세 번 있었던 거죠. 세 차례에 걸쳐 조사가 있었는데 실은 한 가지 저희들이 간과했던 것은, 80년 5.18의 국가폭력 당사자가 전두환, 노태우였거든요. 그리고 그들이 12년 동안 집권하고 있었던 거죠. 가해자들이 군 기록에 대한, 군 관계자들에 대한 기록을 조작하고 은폐하고, 일부는 폐기까지 했던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진상규명이 더디게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거죠.

◇ 곽수종> 김희송 교수께서 보시기에 만약 이번에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과거사 청산이라는 표현이 그렇지만,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50년, 100년 동안 남아있지 않겠습니까. 혹시 생각하시기에 더 많은 진상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 있을까요?

◆ 김희송> 이번 진상규명은 약간 결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표현이 적절한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진상규명 계기가 됐던 것이 공군 조종사분들의 제보였거든요. 양심적인 제보로.

◇ 곽수종> 미국 목사님들의 제보도 있었죠.

◆ 김희송> 제보가 있었지만 군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신빙성이 무시받았던, 직접적인 공군 관계자들이 80년 당시 그러한 출격 대기 명령을 받았고, 실제 출동 준비를 했다는 제보가 있고 나서 진행되는 과거사, 여기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의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37년 동안 단 한 번도 군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37년 전의 진실을 이야기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그래서 단 한 번도 그러한 적이 없다 보니까 결국 진상규명이라는 것은 군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왜냐면 본인들이 직접 작전에 참여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입을 다물고 실은 이분들은 방어적일 수밖에 없는 거죠. 가해자였기 때문에. 저희가 37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책임을 묻겠다는 진상규명이 아니라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진상규명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의 양심적인 제보, 증언, 진술, 이것이 어울려 간다면 이번 진상규명은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김희송 교수가 계신 전남대 안 5.18 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역사 왜곡에 대한 처벌 문제, 대책 문제 마련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간단하게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 김희송> 안타깝게도 지난 시기에 5.18 왜곡, 폄훼가 너무 많았죠. 5.18 왜곡, 폄훼가 가지고 있는 논리적 모순점, 5.18을 어떻게 왜곡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대응을 해왔고요. 또 하나는 5.18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특별법이 담아야 할 내용, 특히 이번 특별법에는 조사권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내용들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마련해왔죠.

◇ 곽수종> 현대사 속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역사 속에서 하나의 분명한 자국을 남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희송> 네, 고맙습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김희송 전남대 5.18 연구소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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