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청취자 게시판

노도현 기자 입력 2017. 8. 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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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갈무리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 ‘청취자 게시판’이 사라졌다.

24일 오후 2시30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홈페이지를 보면 청취자들이 방송 의견을 올리는 ‘청쥐자 게시판’을 찾을 수 없다. 홈페이지 ‘참여코너’에는 ‘청취자 게시판’ ‘문자메시지’ ‘청취자 제보’ ‘찾아가는 60초 풍경’ 항목을 뒀지만 현재 ‘문자메시지’만 남았다. 전날까지 이 게시판에는 신 국장 퇴진과 MBC 정상화를 요구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유료로 참여하는 ‘문자메시지’ 란에도 신 국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청취자들은 ‘신동호 빨리 물러나라 부끄럽지도 않나’ ‘참 뻔뻔하다. 여지껏 동료들의 피눈물 먹고 살았구나’ ‘아나운서 파업을 응원한다’ 같은 문자를 보냈다. 경향신문은 청취자 게시판이 사라진 이유를 듣기 위해 MBC 측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MBC 구성원 상당수가 2012년 파업 이후 가장 상처 입은 조직 중 하나로 아나운서국을 꼽는다. 파업 당시 50명 가량이 일했던 아나운서국에서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퇴사하거나 전보당했다. 신동호 아나운서국장은 김재철 사장 시절인 2013년부터 지금까지 재직 중이다.

MBC 아나운서 27명은 지난 17일 총회를 열어 파업을 결의했다. 23일 오전 8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현재 MBC 아나운서국에는 노조원이 아닌 보직 간부, 출연 중단에 동참하지 않은 아나운서들, 계약직 아나운서 11명이 남아 방송을 진행한다.

22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아나운서들이 출연중단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제작거부 중인 아나운서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 국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의 부당 행위를 폭로했다. 이들은 “현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은 비정규직 신분인 11명의 계약직 후배들의 약점을 이용해 가장 비열하고 치사한 언론탄압을 또다시 저지르고 있다”며 “회사와 아나운서국을 이렇게 망쳐놓고도 끝까지 동료들의 갈등과 분열을 끝까지 조장하는 김장겸 사장 등 경영진과 신동호 국장은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2년 파업 뒤 방송에서 배제됐고 2015년 이후에는 라디오뉴스만 진행했으며 그나마 하던 저녁종합뉴스마저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휴가 간 DJ를 대신해 라디오 프로그램 대타가 들어왔을 때도 신동호 국장이 ‘다른 사람 시키라’며 화를 냈다고 들었다. 다큐멘터리 내레이션까지 막아서 목소리가 나올 수 없는 아나운서가 됐다”고 했다.

MBC 내 ‘최다 부서이동, 최다 저성과자’ 기록을 가진 김범도 아나운서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재계약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도록 계약직으로 아나운서를 뽑아 ‘말 잘 듣는 방송인’ 역할만 시키는 것, 라디오뉴스에 네임사인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쓰는 일 모두가 아나운서의 언론인 역할을 말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뉴스의 기본인 스트레이트 뉴스를 누가 읽는지도 모르게 방송하는 MBC는 언론사로서의 기능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성향이 다른 원로 선배들도 이 일에는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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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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