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집값 부진 같았는데..엇갈리는 노원과 분당

손동우,김인오 2017. 8. 24.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대책인 8·2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 노원구와 경기 분당구 부동산 시장이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지역 다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각각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발전 기대감으로 6~7월 가격이 급등했던 곳이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이후 상계동이 포함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떨어졌다.

이 덕분에 6월 19일부터 7월 31일까지 노원구는 1.94%, 분당은 2.2%나 가격이 뛰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중규제 받은 노원, 대책이후 3주간 0.13%↓..강남4구·성동 이어 큰폭
규제 벗어난 분당 0.81%↑..갈수록 상승폭 커져 "같은 여건에도 규제 탓 왜곡"

투기과열지구 졸속지정 후유증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사람들이 당황스러워 합니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투기과열지구에 투기지역까지 지정돼 웬만한 규제는 다 받게 됐어요."(상계주공5단지 근처 A공인중개업소)

"대책 이후 매물은 줄었는데 찾는 사람들은 조금 더 늘어난 분위기예요. 전용 41㎡ 기준으로 8·2 대책 이후 2000만원은 오른 거 같아요."(분당 한솔마을5단지 근처 B공인중개업소)

정부가 초강력 부동산대책인 8·2 대책을 발표한 후 서울 노원구와 경기 분당구 부동산 시장이 서로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지역 다 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각각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발전 기대감으로 6~7월 가격이 급등했던 곳이다. 하지만 노원구는 투기지역에 투기과열지구까지 지정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은 반면,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피한 분당은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반사이익'을 누리는 모양새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2 대책 발표 이후 상계동이 포함된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3% 떨어졌다. 이번 대책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해석되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성동구 다음으로 많이 하락했다. 특히 전주 대비 하락폭이 8월 첫째주에 0.01%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0.81%나 급등했다. 전주 대비 상승폭도 0.19%(8월 첫째주)에서 0.29%(8월 둘째주), 0.33%(8월 셋째주)로 점점 커지고 있다.

노원구는 대책 발표 이후 분위기가 쪼그라들었다. 대책 발표 직전 3억5800만원에 실거래됐던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 호가는 다시 3억2000만~3억3000만원 선으로 내려왔다. 그럼에도 실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근처 공인중개업소 설명이다. 이주 절차에 들어간 상계주공8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까지 금지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주민들도 노원구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가격이 높지 않은데 규제가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는 반응이다.

반대로 분당은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상승세는 대부분 중소형 아파트가 이끌고 있다.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전용면적 74㎡는 시세가 대책 발표 전 5억1000만원 수준이었는데 24일엔 오히려 5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야탑동 매화마을3단지 전용 49㎡도 대책 발표 이후 시세가 1000만~1500만원 정도 뛰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인기가 뜸하던 중대형 면적도 5000만원씩 가격이 상승하는 모양새다. 서현동 현대아파트는 전용 120㎡형을 기준으로 가장 가격이 낮은 1층마저 최근 호가 8억원을 돌파했다. 근처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 등에도 정부 규제가 들어오면서 분당 쪽으로 갈아타겠다는 매수 문의가 최근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노원구와 분당은 모두 시장 관심을 좀처럼 받지 못했다.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6월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가격이 워낙 저평가됐다는 인식에 재건축·리모델링 호재가 작용했다. 상계동에선 상계주공8단지가 분양을 준비했고, 5단지도 안전진단을 준비 중이다. 분당서도 한솔마을5단지가 리모델링 안전성 심의를 통과해 건축심의까지 최근 받았다. 6·19 대책 후 강남권에 몰렸던 투자자금이 들어오는 '풍선효과'까지 발생했다. 이 덕분에 6월 19일부터 7월 31일까지 노원구는 1.94%, 분당은 2.2%나 가격이 뛰었다.

하지만 8·2 대책 이후 두 지역 운명은 엇갈렸다. 노원구 부동산 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될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최근 6억원 이하 아파트에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강화되면서 학군 등 주거환경 대비 저평가된 가격으로 투자자들을 끌었던 노원구 입장에선 악재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물론 분당 일대 공인중개업소들도 표정관리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가격이 오르면서 핀셋규제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과천과 분당 집값 상승률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과열 현상이 있으면 바로 관리지역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손동우 기자 /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