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매각 우선협상자 '한미일연합→WD진영' 변경"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도시바(東芝)가 24일 경영회의를 열어 반도체메모리 사업의 매각계약을 이달 내에 체결하기 위해 미국 웨스턴디지털(WD) 진영으로 우선협상자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기존 우선협상자이던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베인캐피털 등 한미일연합과 교섭이 진전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이 바꿨다고 한다.
도시바는 8월말까지 최종 합의를 목표로 WD 진영의 인수 액수나 WD의 출자 형태 등에 대한 협상을 가속화한다. WD진영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 일본정책투자은행이 주요 구성원이다.
매각 대금과 관련해 니혼게이자이는 "2조 엔(약 20조770억 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D진영은 1조9천억 엔을 제시했었으나, 도시바가 2조 엔을 하한선으로 해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메모리와 동종업체인 WD는 독점금지법 심사를 통과하기 쉽게 하려고 의결권이 없는 사채 등의 형식으로 수천억 엔을 댈 예정이라고 한다.
교섭 타결이 확실시되면 WD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내에 일본을 방문한다. 도시바 측은 이달 안에라도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뒤 정식으로 계약을 맺겠다는 태세다.
합의에 이르게 되면 WD는 그간 제3자 매각 중단을 요구하며 취했던 복수의 법적 조치를 철회할 전망이다. 양사의 교섭 진전에 맞춰 WD 진영에 참석하게 되는 산업혁신기구나 정책투자은행도 사내회의를 열 예정이다. 혁신기구 등은 기존의 한미일 연합에서 WD 연합으로 전환할 방침을 확고히 할 것 같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협의가 잘 진행되면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정도 늦게 매각교섭이 마무리된다.
다만 조건에 대한 교섭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도시바는 다른 경영 재건책을 모색할 수 있다.
교착상태의 매각 교섭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에는 도시바 채권단의 압력이 있었다.
채권단은 8월 말까지 매각할 곳을 정하라고 최후통첩까지 했다. 원래 지난 6월 21일 우선협상자로 선택됐던 한미일연합은 WD의 소송에 의해 매각을 금지하는 법원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을 우려, 난항했다.
결과적으로 도시바는 WD와의 화해를 우선하게 됐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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