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례 거부 캐퍼닉 왕따,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24일 뉴욕 맨해튼의 미국프로풋볼(NFL) 본부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캐퍼닉과함께(#IMWITHKAP)’이라고 적힌 셔츠를 입고 팻말을 들었다. NFL 쿼터백 콜린 캐퍼닉의 미계약 상태가 또다른 차별이라는 릴레이 시위다.
‘국민의례 거부’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캐퍼닉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캐퍼닉은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둔 8월, 시범경기 전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서 있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고 항의의 뜻을 전했다. 당시 경찰의 총격에 따른 흑인 사망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한 항의 차원의 행동이었다.
미 대선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캐퍼닉의 행동은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미국이 싫으면 떠나라”고 대응하며 논란을 부채질했다. 한편으로는 캐퍼닉을 지지하는 다른 종목의 흑인 선수들이 정치적 발언과 행동을 이어갔다.
문제는 캐퍼닉이 사실상 ‘괘씸죄’에 몰려있다는 사실이다. 캐퍼닉은 오프 시즌 동안 NFL 어떤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NFL 분석가들은 “실력이 아니라 정치적 문제 때문에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캐퍼닉은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4년전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슈퍼볼로 이끈 경험이 있는 선수다. 적어도 몇몇 팀의 주전 쿼터백보다는 나은 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퍼닉이 여전히 ‘무직’인 가운데 다음달 8일 NFL 개막을 앞두고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사이먼 D 샌더스는 “캐퍼닉은 분명 경기를 뛸 자격이 있다”면서 “NFL이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작자 마이크 리 역시 트위터를 통해 “나의 형제들과 그의 입장을 지지한다”면서 캐퍼닉 사태에 대한 지지의사를 전했다.
선수들의 동참 흐름도 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소속 10여명의 선수들이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는 몇몇 백인 선수들도 함께 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여전하다. 맨해튼에서는 반대 시위도 벌어졌다. 이들은 “FA 선수의 계약 문제가 차별 때문이라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국민의례 거부’와 관련해서는 논쟁이 계속이어지고 있다. 캐퍼닉이 팀을 찾지 못한 가운데 NFL 개막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개막 이후 ‘캐퍼닉 논란’은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될 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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