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참사와 주먹감자, 이란전 잊을 수 없는 이유

한준 입력 2017. 8. 24. 15:00 수정 2017. 8. 25.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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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본선 진출 세리머니를 한 이란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팀은 이란과 역대 전적에서 열세다. 9승 7무 13패.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한국, 서아시아를 대표하는 이란의 경기는 ‘더비’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열한 라이벌 의식을 남긴 경기를 해왔다. 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의 기로에 선 한국축구의 장애물은 이번에도 이란이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했고, 한국은 31일 이란을 꺾어야 러시아행이 가까워 진다.

역사는 반면교사다. 한국 축구는 이란전을 잊을 수 없는 여러 경기를 겪었다. 1972년 5월 19일, 태국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결승전은, 이란과 악연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이란이 메이저 대회 우승을 놓고 유일하게 격돌한 경기다.

이란에 맞서 한국은 김호, 이회택, 그리고 19살의 신예 차범근을 앞세웠다.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후반 초반에 한 골을 허용한 뒤 박이천이 동점골을 넣어 연장까지 갔다. 그러나 연장 후반에 실점하는 바람에 정상 문턱에서 쓴 잔을 마셨다.

하지만, 가장 큰 충격은 역시 1996년 12월 16일, AFC 아시안컵 8강에서의 참패다. 이란팬들이 지금도 한국축구를 조롱거리로 삼는 경기. 전반엔 신태용과 김도훈의 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오버페이스를 한 탓인지 후반에 전열이 붕괴되며 알리 다에이에게 4골을 내주면서 2 : 6으로 대패했다. 4골차는 지금까지 한국이 아시아 팀에 당한 최다골 패배다.

▲ ⓒ대한축구협회

이 경기를 시작으로 한국과 이란은 이후 아시안컵 8강전에서만 5회 연속 맞붙게 된다. 4년 뒤 2000년 대회에서는 2017년 현재 대표팀에도 선발된 이동국의 활약 속에 설욕했다.

2000년 10월 23일. 전반 26분 나온 카림 바게리의 골로 이란의 승리가 굳어지던 순간, 김상식이 종료 휘슬 직전 동점골을 터뜨렸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연장전반 10분 하프라인에서부터 치고나온 홍명보가 상대수비를 흔든 뒤, 노정윤의 크로스를 받은 이동국이 골든골을 터뜨렸다. 4년전과 정반대로 이란 선수들은 모두 주저앉아 고개를 떨궜다.

▲ ⓒ대한축구협회

2004년 7월 31일. 다시 아시안컵 8강전. 장소는 중국 지난이었다. 양팀을 대표하는 스타 박지성과 알리 카리미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이란이 선취하면 한국이 쫓아가는 형국으로 90분간 쉴틈없는 난타전이 이어졌다. 카리미, 설기현, 카리미, 이동국 , 박진섭 자책골, 김남일의 골로 3 -3까지 갔다. 그러나 77분 카리미의 결승골로 이번엔 이란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표팀 막내 김진규는 흥분해 이란 벤치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다 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4년 브라질 FIFA 월드컵으로 가는 길에도 이란은 한국 축구에 악몽을 남겼다. 지금 이란 대표팀을 지휘하는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2013년 6월 18일.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진출을 90% 확정한 상태였고, 이란은 지면 3위로 추락하는 상황이었다. 경기전 양팀 감독은 격렬한 도발을 주고받았다. 60분에 터진 구차네자드의 결승골이 울산 경기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후 이란 감독 케이로스는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를 날리는 추태를 보였다. 한편, 같은 시간 우즈벡은 카타르를 5-1로 대파했는데, 두골만 더 넣었더라면 한국이 3위로 떨어질뻔 했다.

지난 해 10월 11일 아자디 원정으로 치른 2018년 러시아 FIFA 월드컵 최종예선 전반기 경기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 결과는 0-1 석패였으나, 내용상으로는 이론의 여지 없는 완패였다. 선수들도 꼼짝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이 패배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의 입지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란전을 기점으로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 3연패를 당했고,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다는 위기에 처했다. 31일 이란과 리턴매치는 우려를 씻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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