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제주를 품은 미술관

이귀전 2017. 8. 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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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누보 양식 '유민미술관'/에밀 갈레의 '버섯램프' 비롯/세계적 작품 50점 전시/샤이닝 글라스 너머 섭지코지/자연 속 건축물에 감동 두배/조미성 작가의 '꿈 꾸는 고래'전/켄싱턴 갤러리도 눈길
 
전 세계 어느 여행지에도 뒤지지 않는 자연환경을 품은 제주는 여행할 때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제주를 여행할 때 만족도를 더 높여주는 것이 숙소다. 제주에는 에어비앤비부터 특급호텔까지 다양한 숙소가 있는데 이 중 많은 미술 작품을 활용한 미술관과 함께하는 호텔들이 있다. 화려한 자연 풍광을 본 뒤 숙소에 들어와 마주치는 세계적인 예술품은 제주 여행의 감동을 한층 더 높여줄 것이다. 숙소가 단순히 머무르는 곳이 아닌 여행의 감동을 충만하게 해주는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제주도 섭지코지에 있는 휘닉스 제주는 지난 6월 아르누보 공예예술품을 만날 수 있는 아르누보 미술관 ‘유민미술관’을 개관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인 ‘지니어스로사이’에 조성된 미술관의 전시 설계는 덴마크 건축가인 ‘요한 칼슨(Johan Carlsson)’이 맡았다. 
명작의 방

유민미술관은 제주도 자연과 지형적 특징을 컨셉트로 만든 야외 정원과 ‘영감의 방’, ‘명작의 방’, ‘아르누보 전성기의 방’, ‘램프의 방’ 등 아르누보 유리공예를 전시한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된다.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공예·디자인 운동을 일컫는다.
당시 젊은 예술가들은 영국의 예술공예운동과 이색적인 동양문화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특히 일본예술품의 수집과 소비가 늘어나면서 ‘자포니즘(Japonism)’이라는 새로운 문화 조류를 형성했다. 미술관에는 낭시지역의 유리공예가 에밀 갈레, 돔 형제, 외젠 미셀 등 전 세계 아르누보 예술가들의 작품 약 50여점이 전시돼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인 ‘지니어스로사이’에 조성된 제주 유민미술관은 아르누보 유리공예품을 전시하고 있다.

‘영감의 방’은 자연을 주제로 관람객이 바닥에 앉아서 조용히 사색을 즐기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였으며, ‘명작의 방’에서는 에밀 갈레의 예술철학과 전성기의 공예기술이 집약돼 있는 버섯램프를 만날 수 있다. ‘아르누보 전성기의 방’에서는 낭시파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수평선에 따라 배치해 독특한 느낌을 주었으며, ‘램프의 방’은 관람객들이 다양하게 색이 변하는 램프 컬렉션을 즐길 수 있게 한다. 각 전시관은 다양한 형태의 진열장과 조명 등을 이용하여 아르누보 유리공예품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다.
아르누보와 아르데코의 램프

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샤이닝 글라스’도 유민미술관의 ‘핫 스폿’이다. 미러 글라스로 제작된 샤이닝 글라스는 비추는 기능과 빛나는 기능을 동시에 갖춰 들어오는 빛이나 보는 각도에 따라 풍광 및 글라스의 색깔이 변하여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샤이닝 글라스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섭지코지에 위치한 등대 및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인 글라스하우스 모습과 함께 본인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다. 유민미술관의 대표작인 에밀 갈레의 버섯램프는 에밀 갈레의 최고 전성기로 평가되는 1902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전 세계에 5점만 있으며, 유민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그중 상태가 가장 깨끗하게 보존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예술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품해설(도슨트) 프로그램을 하루 4회 운영하며,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해 설명을 들을 수도 있다.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다.
유민미술관 야외정원

켄싱턴 제주 호텔에서는 예술품을 감상하며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갤러리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켄싱턴 제주 호텔의 로비, 복도, 갤러리 등에는 중국 유명 도예가 주러껑의 도예 작품, 이왈종 작가의 미디어 아트, 각 층별 홀에 중국 유명 작가 자호이, 티에양의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호텔에는 일반 갤러리처럼 한두 달에 한 번씩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가 있다. 호텔 3층의 제1갤러리는 신진 작가와 제주 출신 작가들이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장소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8월 31일까지는 중국 출신 토정웨 작가의 ‘또, 다른 일상’ 전시회를, 9월1일부터 30일까지는 한연선 작가의 ‘또 다른 달’ 전시회가 열린다. 한지 위에 목탄으로 그려진 기법을 사용한 동양화를 감상할 수 있다. 켄싱턴 제주 호텔 1층 라이브러리 존에서는 내년 1월1일까지 조미성 작가의 ‘꿈 꾸는 고래’ 전시회가 열린다. 화려한 고래모빌과 상처 입은 고래모빌의 조화를 통해 삶의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회다. 전문 큐레이터가 매일 4회 무료로 갤러리 투어를 진행한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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