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대신 ‘안정’을 택한 갤럭시노트8, 소비자 손길 잡을까?”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태블릿에 근접한 6.3인치 대화면, GIF(움직이는 이미지) 파일 공유 기능을 추가한 S펜, 1200만 화소의 후면 듀얼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지난봄 출시된 ‘갤럭시S8’에 S펜만 추가됐을 뿐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혹평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개된 갤럭시노트8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화면 크기다.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한 6.3인치 화면은 18.5대9 화면비에 쿼드HD+(2960x1440)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전면 블랙 색상 베젤을 적용해 16대9 비율과 21대9 비율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다.

노트 시리즈의 특장점인 S펜에는 GIF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추가했다. S펜을 이용한 ‘번역기’는 39개 언어를 인식해 71개 언어로 번역해 준다.

또 다른 특징은 듀얼카메라다.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각각 12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 등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2개의 카메라를 활용해 광학 2배 줌과 최대 디지털 10배 줌을 지원하며, 듀얼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통해 흔들림을 줄였다.

하지만 이같은 스펙은 전작인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혁신적 기능들을 새 제품에 대거 적용할 것이란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반응을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듀얼카메라는 지지난해부터 화웨이·비보 등 중국업체들이 시도했으며, LG전자는 지난 3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G6’를, 애플도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채택했다.특히 중국 화웨이는 조만간 공개하는 새 제품에 전후면 모두 듀얼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 베젤을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역시 LG전자가 먼저 선보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혁신은 없었다는 평이다.

반면 배터리는 지난해 발화사건의 악몽 탓인지 전작인 ‘갤럭시노트7’의 3500mAh보다 작은 3300mAh를 적용했다. 또 화면이 커진 대신 무게도 조금 늘면서 전반적으로 그립감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갤럭시노트8의 무게는195g으로 갤럭시노트7보다 26g 늘어났다. 화면 크기가 비슷한 갤럭시S8 플러스(172g)와도 23g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의 악몽을 겪은 삼성이 혁신보다는 안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연이어 공개되는 ‘LG V30’과 ‘아이폰8’이 놀랄 만한 혁신을 선보인다면 갤럭시노트8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급속히 식을 수밖에 없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아이폰8은 듀얼 카메라, 전면 가상 홈버튼, 측면 지문인식 센서, 안면인식 3D센서,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급속 충전 기능 등을 대거 선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갤럭시노트8은 9월15일부터 한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예상과 달리 100만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은 “100만원이 되면 심리적 부담이 크다. 가급적 앞의 숫자가 1이 되는 것은 안 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