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보면 정말 1만 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 2012년 6월 황정민 아나운서가 KBS 쿨FM <황정민의 FM대행진>의 5000회를 맞아 밝힌 소감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 저녁이나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30년을 넘긴 프로그램이 곧잘 있지만 아침 프로그램으로는 당시 14년째 방송 중인 <FM대행진>이 KBS에선 가장 오래 됐다.
지난 2008년 ‘FM대행진’ 진행 10주년을 맞아 골든페이스를 수상한 황정민 아나운서. KBS제공
당시 황정민 아나운서는 ‘5000회 자축연’에 참석해 “1만 회까지 하고 싶다”는 야심찬 소감을 밝혔다. 또 “시작할 당시에는 마냥 ‘잘해야지’하고 생각했지만 KBS의 역사를 새로 쓰게 될 줄은 몰랐다”며 “‘뭐든 잘 하려면 1만시간은 해야한다’는 내용의 ‘1만시간의 법칙’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FM대행진’ 5000회 맞아 소감을 밝히는 황정민 아나운서. KBS 제공
황정민 아나운서는 지난 1998년 10월12일 단행된 가을개편부터 <FM대행진> 마이크를 잡았다. 저녁약속도 잡기 힘들고 매일 오전 4시30분에 기상해 7시부터 방송하는 일과로 전 국민의 ‘모닝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황정민 아나운서는 그때 “직장인이고 아내이고 엄마이지만 매일 오전 7시부터 두 시간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이는 일이 너무 좋다”면서도 “둘째를 낳고 나올 때는 아이가 너무 울어 ‘앞으로는 하기 힘들겠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아이에게 매일 엄마없는 아침을 보내게 해 미안하지만 열심히 일하는 멋진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바람대로 1만 회를 채우지 못하고 황정민 아나운서는 19년만에 <FM대행진> DJ 자리에서 하차한다.
KBS는 24일 “황정민 아나운서가 오는 9월 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FM대행진’을 떠난다”며 “육아휴직을 내고 당분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KBS는 “KBS 라디오 단독 DJ로서 최장수 기간이자 타사의 동시간대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 DJ들과 비교해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전했다. 후임은 박은영 아나운서가 이어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