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너..롯데의 두 얼굴, 2017 KIA 운명을 좌우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7. 8. 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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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변했다. 뜨거운 여름의 옷을 입고 새로 태어난 롯데가 선두 KIA를 갈림길에 세웠다.

롯데는 지난 23일 KIA를 7-5로 이겼다. 이틀 연속 7점을 뽑으며 선두 KIA와 2연전을 모두 이겼다. 롯데의 상승세는 이미 후반기에 시작됐지만, 그 가장 큰 결정타를 선두 KIA가 맞았다. KIA는 22~23일 롯데 2연전 패배로 2위 두산에게 3.5경기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 13일 NC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 두산에게 가장 좁은 격차로 쫓기게 됐다.

KIA가 알던 롯데가 아니다. 사실상 롯데는 올시즌 KIA가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조력자였다. 전반기에만 KIA에 1승8패를 당했다. 타자들은 KIA전에서 2할9푼4리로 잘 쳤지만 투수들은 KIA만 만나면 무너졌다. 전반기 롯데의 팀 평균자책은 4.98로 10개 팀 평균 수준이었지만 KIA를 만난 9경기에서는 6.12였다. 특히 KIA 상대 불펜 평균자책은 6.44로 높았다.

무엇보다 KIA의 위기 때마다 인상적인 승리를 선사해 구원자로 나섰다. 5월28일 광주 경기가 대표적이다. KIA 신예 타자 최원준이 3차례나 만루 기회를 놓친 뒤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려 승리한 경기다. 당시 롯데 불펜은 최악의 상황이었다. 맹타를 휘두르던 김선빈을 3차례나 고의4구로 내보내 다음 타자 최원준을 상대했지만 마무리 손승락까지 거친 끝에 등판한 윤길현이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KIA 팬들은 환호했고 롯데 팬들은 좌절했던 경기다. 어린이날 3연전(5월5~7일)에서는 KIA 불펜이 롯데 덕에 부활했다. 특히 개막 직후 부진으로 마무리를 내놓고 중간 계투로 이동했던 임창용이 이 3연전에서 모두 등판해 총 3.2이닝 무실점으로 1승2세이브를 거두며 다시 불펜의 핵심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연합뉴스

그러나 후반기에 롯데가 돌아섰다. 타선 응집력은 강해지고 불펜진이 완전히 살아나더니 선발진까지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새로 태어난 롯데는 여러 팀들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가장 큰 피해의 흔적은 ‘천적’이던 KIA에게 남았다.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으로 메이저리그 기록까지 깨며 전반기 팀 타격을 평정한 KIA의 기세는 올스타 휴식기 사이 살짝 꺾였다. 2위 NC에 8경기 차나 앞선 채 후반기를 시작하고도 본격적으로 승률 싸움에서 처지기 시작한 것이 바로 롯데를 만나면서부터다. 7월21~23일 광주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양현종, 팻딘, 헥터 노에시가 모두 출격했던 이 3연전에서 KIA 타선은 4점밖에 뽑지 못하고 이틀 연속 1점차 패배 끝에 후반기 첫 ‘스윕’을 당했다. NC와 승차는 단숨에 4경기 차로 좁혀졌다. 그 뒤 KIA는 SK를 만나 싹쓸이 승리를 거두며 다시 회복했고 선두 싸움에서도 줄곧 앞서왔으나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롯데에게 또 당했다. 두산의 위협 속에 흔들리던 KIA는 이제 선두 수성의 가장 큰 위기로 들어섰다.

전반기에 죽을 쑤던 롯데 마운드는 후반기에 환골탈태했다. KIA와 5경기에서 평균자책 2.20, 특히 선발 평균자책은 1.65다. 반면 전반기에 불을 뿜던 KIA 타선은 후반기에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하필 가장 낮은 점을 찍은 두 고비에 강력해진 롯데 마운드를 만나면서 5경기에서 2할을 쳤다.

8승1패였던 KIA의 롯데 상대전적은 어느새 8승6패가 됐다. 이제 2경기가 남았다. 9월14~15일 사직구장에서 올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갖는다. 그때까지 각자의 생존 싸움을 해야 한다. 현재 KIA 롯데가 각각 위치한 선두 싸움과 5강 싸움의 모습은 그때 어떻게 달라져있을지 모른다. 다만 각 10여경기를 남겨놓고 있을 그때도 지금과 같다면 KIA는 또 한 번 롯데로 인해 운명의 갈림길 앞에 서게 된다. 추억과 악몽 사이, 롯데는 어떤 얼굴로 KIA와 올시즌 마지막 만남을 맺을까.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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