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KIA, 김기태 감독 '거울효과' 일으킬 때

장강훈 2017. 8. 2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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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에 빠진 KIA가 좀처럼 회복을 못하고 있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만 해도 13경기 차로 뒤져있던 두산이 불과 한 달 여만에 3.5경기 차로 좁혀왔다.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하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을 때, 정석대로 지시한 작전에 실패했을 때 실망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본다.

이럴 때마다 선수들은 눈썹의 움직임이나 얼굴색깔 등으로 감독의 심경을 유추한다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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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이 23일 광주 롯데전 경기를 앞두고 야수들에게 타격 자세에 대해 조언하며 익살스런 동작을 취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부진에 빠진 KIA가 좀처럼 회복을 못하고 있다. 전반기가 끝났을 때만 해도 13경기 차로 뒤져있던 두산이 불과 한 달 여만에 3.5경기 차로 좁혀왔다. 선두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이 됐다.

KIA 김기태 감독은 지난 23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연패 중이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이 ‘자신있게 하자’는 얘기를 서로 주고 받더라”고 말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팀 사이클이 등락을 반복하기 마련이라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로 본다는 의미다. 실제로 라커룸이나 더그아웃 분위기는 조급증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밝다. 하지만 그라운드 분위기는 다르다. 경기 중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은 온 몸으로 ‘답답하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김 감독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하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을 때, 정석대로 지시한 작전에 실패했을 때 실망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본다. 최근에는 웃음기마저 사라졌다. 선발투수들과 타선이 동반 부진에 빠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종종 “이제 감독 표정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지?”라고 묻곤 한다. 이럴 때마다 선수들은 눈썹의 움직임이나 얼굴색깔 등으로 감독의 심경을 유추한다고 답한다. 김 감독은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는데 선수들이 다 보고 있다. 거짓말도 못한다”며 껄껄 웃는다. 사소한 대화 같지만, 평정심이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야구 특성을 고려하면 최근 김 감독이 가장 깊게 고민해야 할 포인트다. 뇌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거울 효과’(Mirror Effect) 때문이다.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김기태 감독이 8회말 야수들을 모아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거울효과를 간단히 요약하면 ‘인간의 표정은 상대를 모방해 만들어진다’ 정도 된다. 뇌에 있는 거울신경(Mirror neuron)이 있어 이 세포는 타인의 행동을 보기만해도 자신이 그 행동을 하는 것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호감을 얻기 위해 그의 표정을 ‘복사’하면서 사회가 발전했다는 이론이다. 오래산 부부가 표정이나 풍기는 분위기가 닮아가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감독의 표정을 복사할 수밖에 없다. 같은 팀인데도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선수들의 표정이나 분위기가 바뀌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은 “나는 그대로인데 행동이나 표정만으로 ‘감독님 요즘 변하셨습니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곤한다. 리더의 자리는 그런 곳이다. 다르게 말하면 최근 KIA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조급증은 자신도 모르게 김 감독의 표정을 복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진지한 것과 걱정스러운 표정은 차이가 있다. 인간의 뇌는 수 천 수 만 개의 신호를 순간적으로 분석해 상대를 파악한다. 평소와 미세하게 달라진 김 감독의 표정이 선수들의 심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NC 김경문 감독은 타선 침체 타개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독이 스마일해야지”라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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