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보스턴 빅딜, 어빙 가고 토마스 온다

양형석 2017. 8. 2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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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파트너의 1:4 초대형 트레이드, 라이벌 구도 흥미진진

[오마이뉴스양형석 기자]

정확히 한 달의 시간이 걸린 어빙의 트레이드 파트너는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상대했던 '명가' 보스턴 셀틱스였다. NBA 공식 홈페이지는 23일 보스턴이 카이리 어빙을 데려오면서 가드 아이제아 토마스와 스윙맨 제이 크라우더, 빅맨 안테 지지치, 그리고 2018년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클리블랜드로 넘기는 1: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클리블랜드는 팀의 핵심 르브론 제임스가 2017-2018 시즌 종료 후 클리블랜드와의 계약이 끝나는 점을 고려해 어빙을 매물로 리빙딩의 초석을 다질 계획이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와 협상을 벌였던 뉴욕 닉스와 피닉스 선즈가 각각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와 데빈 부커, 조쉬 잭슨 같은 특급 유망주를 보내는 것에 난색을 표하면서 트레이드는 난항을 겪은 채 표류했다.

어빙의 트레이드 진행이 장기화되자 클리블랜드는 어빙을 통해 유망주를 끌어 모으는 대신 전력 유지(혹은 강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대권에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결국 올스타 가드 토마스를 포함한 세 명의 선수와 미래 지명권까지 얻게 되면서 클리블랜드는 전력 유지와 함께 미래를 위한 대비까지 하는 최상의 결과를 얻게 됐다. 

 보스턴과 클리블랜드를 대표하는 가드였던 토마스(왼쪽)과 어빙은 새 시즌부터 유니폼을 바꿔 입는다.
ⓒ NBA.com
르브론 제임스의 그늘이 썩 행복하지 못했던 '만년 2인자' 어빙

2011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의 어빙은 루키 시즌부터 평균 18.5득점 3.7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평균득점을 22.5득점으로 끌어 올린 2년 차 시즌에는 생애 첫 올스타 출전에 성공했고 2013-2014 시즌에는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시즌이 끝난 후 출전한 2014년 농구 월드컵에서는 미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어빙은 그렇게 NBA 데뷔 후 슈퍼스타를 향한 엘리트코스를 착실히 밟아 나갔다.

그러던 2014년 여름, 약체 클리블랜드의 외로운 에이스였던 어빙의 신상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마이애미 히트로 4년 간 외도(?)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고향팀으로 컴백한 것이다. 약체였던 클리블랜드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했지만 팀의 흥망성쇠를 책임지던 에이스 어빙은 졸지에 2인자로 내려가야만 했다. 아무리 어빙이 뛰어난 선수라 해도 역대급 포워드로 꼽히는 제임스에 미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어빙은 2인자의 자리를 순순히 받아들였고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제임스와 어빙, 그리고 케빈 러브까지 합류한 클리블랜드는 2014-2015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클리블랜드가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16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파이널 7차전에서는 스테판 커리를 앞에 두고 결승 3점포를 터트리기도 했다. 어빙은 2016-2017 시즌에도 25.2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어빙이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의 팀'이었고 어빙은 '킹의 조력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어빙은 바로 그 점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느 팀에 가도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을 갖춘 어빙은 결국 지난 7월 22일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향후 2년 동안 약 4100만 달러의 연봉이 보장돼 있었기에 어빙의 트레이드 요청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담담하게 어빙과의 이별을 준비했다. 역대 최연소 MVP 출신 데릭 로즈를 단년 계약으로 영입한 것도 어빙의 이탈 후를 대비한 조치였다. 그리고 클리블랜드는 23일 세 명의 선수와 브루클린 네츠로부터 넘어오는 한 장의 지명권이 포함된 1:4 트레이드를 통해 여섯 시즌을 동고동락했던 어빙을 동부 컨퍼런스 라이벌 보스턴으로 보냈다.

포지션마다 고르게 선수 보강한 클리블랜드의 승리?

클리블랜드는 어빙의 자리였던 포인트가드 공백을 새로 영입한 175cm의 '작은 거인' 토마스로 메우게 된다. 지난 시즌 28.9득점2.7리바운드5.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토마스는 공격력만 놓고 보면 어빙 이상의 능력을 가진 리그 최고 수준의 득점원이다. 토마스의 가세로 로즈의 입지가 다소 좁아지겠지만 토마스와 로즈가 적절하게 시간을 분배해 출전한다면 클리블랜드의 가드진은 어빙이 있던 시절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198cm의 언더사이즈 스윙맨 크라우더는 불리한 신체조건을 풍부한 활동량과 넘치는 투지로 극복하며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스턴의 주전 포워드로 활약했다. 제임스와 포지션이 겹치는 만큼 주전 출전은 힘들겠지만 12월이면 만33세가 되는 제임스의 체력을 아끼기 위한 카드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수다. 게다가 슈팅가드부터 스몰라인업에서의 파워포워드까지 소화할 수 있어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크로아티아 출신의 빅맨 지지치는 이번 트레이드의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비록 NBA 출전 경험은 없지만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과 탄탄한 기본기로 유럽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장차 클리블랜드 골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망주다. 함께 가져온 2018년 브루클린의 1라운드 지명권 역시 다음 시즌에도 브루클린이 하위권에 맴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꽤나 높은 순번의 지명이 유력하다(물론 지명권은 경우에 따라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반면에 토마스의 작은 신장 때문에 수비에서 언제나 애를 먹었던 보스턴은 포인트가드를 175cm의 토마스에서 191cm의 어빙으로 바꿨다. 물론 어빙 역시 수비가 썩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어빙은 부족한 수비력을 출중한 공격력으로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새로 빅3를 형성할 고든 헤이워드, 알 호포드와의 호흡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어빙은 통산 파이널 17회 우승에 빛나는 셀틱스의 새로운 '긍지'가 될 수 있다.

이번 트레이드는 어빙 한 명을 내주고 한 명의 올스타 선수와 한 명의 주전급 식스맨, 그리고 백맨 유망주와 신인 지명권까지 얻은 클리블랜드가 이득이라는 의견이 대체로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제임스의 그늘을 벗어난 어빙이 보스턴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는 쉽게 짐작할 수 없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어빙과 토마스의 맞교환으로 다음 시즌 동부 컨퍼런스 우승을 위한 라이벌 구도는 한층 더 흥미로워 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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