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설립..1주일 새 200명 가입

2017. 8. 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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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졌을 만한 '불만'이었다.

10년 전 파리바게뜨 협력업체에 입사해 가맹점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한 임종린(33)씨는 현재는 가맹점 제빵기사의 교육과 휴무 대체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씨를 비롯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4500여명은 모두 파리바게뜨 본사나 가맹점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이다.

임씨 등 제빵기사들이 표현한 '불만'이 고용부를 움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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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우리 목소리 제대로 알릴 것"
임금 꺾기·불법파견 알린 임종린씨
"장시간노동 개선·직접고용 등 요구"

[한겨레]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에스피씨(SPC)본사 건너편의 파리바게트 매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작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가졌을 만한 ‘불만’이었다.

10년 전 파리바게뜨 협력업체에 입사해 가맹점에서 빵을 만들기 시작한 임종린(33)씨는 현재는 가맹점 제빵기사의 교육과 휴무 대체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씨를 비롯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4500여명은 모두 파리바게뜨 본사나 가맹점이 아닌 협력업체 소속이다. 4월 회사는 임씨가 교육한 신입기사가 일찍 그만둘 경우 이미 받은 교육수당을 월급에서 깎아버렸다. 임씨는 정의당 비정규노동상담창구 ‘비상구’를 찾아갔다. 이를 통해 임씨를 비롯한 제빵기사들의 불법파견 의혹, 연장근로수당 ‘꺾기’ 등이 <한겨레> 보도로 5월 세상에 알려졌다. (관련기사: 초과근무 했는데 기록엔 ‘정시퇴근’…파리바게뜨 ‘임금꺾기’ 드러나)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0일부터 파리바게뜨를 특별근로감독하고 있다. 임씨 등 제빵기사들이 표현한 ‘불만’이 고용부를 움직인 셈이다.

근로감독 과정에서 협력업체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불만을 제기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식품회사 노동자들이 가입된 산별노조인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에 가입해 지난 17일 ‘파리바게뜨지회’를 설립했다. 지회장을 맡은 임씨는 “회사에 불만을 얘기해도 벽 보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회사에 우리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노조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일부 협력업체와 가맹점주들이 노조 가입을 견제하고 있기도 하다. 임씨는 “협력업체에서 기사들에게 노조가입 관해서 전화를 돌리기도 하고, 일부 점주님들도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씀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합원 수는 지회 설립 1주일 만에 200명을 넘보게 됐다. 제빵기사들이 갖고 있던 불만이 노조 가입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지회는 앞으로 파리바게뜨 본사와 직접 교섭을 벌여 △한달에 많아야 6일 쉬는 장시간노동 개선 △가맹점 재배치 절차 개선 △본사 직접고용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임씨는 “가맹점주와 본사 말한마디로 영문도 모른채 가맹점이 바뀌는 일도 많았고, 사람이 부족해서 한달에 6일도 못쉬는 기사들도 허다하다”며 “본사가 직접고용할 때는 기사들의 임금 등에 불이익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구조에서 같은 ‘을’의 입장인 가맹점주와의 대화도 중요하다고 본다. 임씨는 “가맹점주님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상생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노조 조직률은 10%에 그친다. 조합원 ‘고령화’도 가파른 터에, 2030 세대가 대거 노조에 새로 가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노조가 조직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새 식구를 받은 화섬노조 관계자는 “젊은 조합원 가입은 조직에도 활력이 될 것”이라며 “나이 차를 넘어 서로 배우면서 노동자 권리 찾기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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