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QE 축소, 채권시장 상당한 역풍될 것

권다희 기자 2017. 8. 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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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양적완화(QE)를 축소하면서 채권시장에 상당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로렌스 멋킨 BNP파리바 주요 10개국 금리 투자전략 대표는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칼럼에서 "채권시장은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채권매입에 익숙해져 있어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되는 2018년엔 상당한 역풍을 마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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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후부터 금리 상승 재개될 수도..주식 등 다른 자산은 QE 축소 역풍 피할 수 있어
재닛 옐런 미 FRB 의장/사진=블룸버그

내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양적완화(QE)를 축소하면서 채권시장에 상당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주식 등 채권 외의 금융자산은 QE 축소 역풍을 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QE에 길들여진 채권시장 중앙은행 철수하면 상당한 역풍

로렌스 멋킨 BNP파리바 주요 10개국 금리 투자전략 대표는 2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칼럼에서 "채권시장은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채권매입에 익숙해져 있어 중앙은행의 매입 규모가 대폭 줄어들게 되는 2018년엔 상당한 역풍을 마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시장은 앞날을 내다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올여름 소강상태 후 상승(채권 가격 하락)궤도를 재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후 중앙은행들은 전 세계 채권 시장의 '큰손'이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등 전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은 자국의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역내 국채·회사채 등을 사들이는 QE를 개시했다.

하지만 10년이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디플레 위협이 완화됐고, 중앙은행들도 QE 규모를 줄이거나 QE로 늘린 자산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ECB는 10월 경 테이퍼링(QE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매입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 QE를 중단했지만 만기가 돌아온 채권에 재투자해 전체 보유 자산규모는 유지해 온 FRB는 조만간 채권 재투자를 줄여 자산규모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만약 ECB와 FRB가 앞으로 몇달 내에 QE 정책 변경을 발표한다면 내년엔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 규모가 급감하게 된다. 역사적인 초저금리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는 채권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QE 축소 = 채권금리 상승은 아니다' vs '이번엔 다르다'

중앙은행들의 채권 매입규모가 줄어들면 채권금리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상식적으로 오랜 기간 많은 채권을 사들였던 중앙은행들이 시장에서 빠지면 채권금리가 오르는(채권가격이 하락하는) 게 당연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FRB가 QE를 끝낸 2014년 이후에도 전 세계 채권금리가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멋킨 대표는 QE 외 다른 요소들이 채권금리 상승을 억제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세 하락 등 금리를 구조적으로 끌어내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령화가 급격히 진전돼 채권을 포함한 금융자산 수요도 늘어났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채권 순발행이 증가할 때 직관과 달리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경기침체로 정부가 국채를 많이 찍어내고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병행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국채 발행 증가를 압도해 시장금리가 결과적으로 떨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펀더멘털 함께 개선되면 주식시장은 QE 축소 역풍 피할 수도

그러나 앞으로 단행될 QE 규모 축소는 채권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게 멋킨의 예상이다. 중앙은행의 정책 변경을 정당화할만큼 만큼 경제가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된 동시에 중앙은행의 수요까지 줄면 채권금리는 상승(채권 가격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채권 외 다른 금융자산들은 어떻게 될까. 일반적으로 QE는 유동성을 늘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산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평가된다. 역으로 QE가 줄어든다면, 금융자산 가격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러나 멋킨은 펀더멘털이 함께 개선된다면, (채권이 아닌) 주식 등 기타 자산의 가격이 반드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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