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덩치맨' 마이클 크레익과 결별한 사연은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2017. 8. 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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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2016~2017 시즌 돌풍을 함께 한 마이클 크레익(1m88)과 결별을 선택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교체 가승인 신청 첫 날인 지난 22일 KBL에 크레익을 ‘기타사유’로 교체하고 마키스 커밍스(29·192㎝)를 대체선수로 뽑겠다고 밝혔다. 23일 입국한 커밍스의 몸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삼성은 그와 다음 시즌을 함께 할 예정이다.

마이클 크레익이 삼성에서 두 번째 시즌을 눈앞에 두었다가 부실한 몸관리 때문에 퇴출 운명을 맞았다. /KBL 포토

크레익은 1m92 이하 단신이지만 미식축구 선수 출신답게 120㎏ 안팎의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인사이드 플레이에 강점을 보였다. 워낙 몸이 탄탄하고 힘이 세 어지간한 장신선수라도 그를 막기 힘들었다.

든든한 센터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동시에 뛰는 2, 3쿼터에서 삼성은 인사이드 우위를 점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1쿼터 열세를 그가 들어가 뒤집은 적이 많았고, 그 기세를 끝까지 이어갔다. 크레익은 간간이 외곽슛도 뿜고, 호쾌한 덩크도 꽂으면서 익살스런 쇼맨십까지 보여줘 삼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성공한 크레익이 시즌을 시작도 하기 전에 교체대상이 된 것은 공교롭게 그의 장점이기도 한 몸무게 때문이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23일 “재계약을 하면서 체중관리에 조건을 걸었다. 최상은 105㎏이지만 그렇게까지는 바라지 않고 110㎏대를 유지해주길 바랐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크레익은 비시즌 동안 필리핀 리그와 잠시 계약해 뛰었으나 몸무게는 125㎏을 넘었다. 이상민 감독은 “필리핀에 처음 들어갈 때는 130㎏이었다”면서 “체중 문제 뿐 아니라 여러 상황을 감안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중에도 크레익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다스리느라 애를 많이 썼던 터라 이 감독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과의 조화도 감안했다.

대체선수 커밍스는 지난해 외국인 드래프트에 나왔던 선수다. 최근까지 필리핀 리그에서 뛰었고, 이 감독이 원하는 빠른 농구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뛰어나진 않지만 외곽슛 능력도 갖췄다.

포워드 임동섭의 군 입대 공백을 자유계약선수 김동욱 영입으로 채운 삼성에겐 커밍스와 같은 스타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타사유로 교체된 크레익에 대한 권리는 삼성이 쥐고 있다. 크레익이 열심히 몸을 만들어 어필한다면 나중에 그를 다시 부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 삼성은 그럴 마음이 없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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