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78분 '자화자찬' 지지층 구애.."언론이 극우"

김윤정 기자 2017. 8. 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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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우리 존중..긍정적인 무언가 나올 것"
샬러츠빌 사태 "언론이 극우세력 창구돼"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리조나주(州) 피닉스 컨벤션 센터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 결집을 위해 애리조나주(州)에서 대규모 유세를 열었다. 유세장 밖에선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려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컨벤션 센터 행사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했다.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사태를 일으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집회 연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되풀이해 여론의 역풍을 맞자 지지자 결집을 노린 것이다.

◇ 자화자찬 연설...北 언급도

트럼프 대통령은 76분 동안 긴 연설을 이어갔다.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연설에 맞춰 "USA! USA!"를 연호했다.

트럼프는 샬러츠빌 사태를 언론 탓으로 돌렸다. 그는 "언론이 극우 세력의 창구(platform)가 되고 있다"며 "비뚤어진 언론의 기만을 폭로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언론에 전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역사와 유산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고 역공했다.

멕시코 장벽 건설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애리조나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지역 중 하나다. 멕시코 등 중미에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이 많은 만큼 이에 반대하는 여론도 상당수이며, 지난해 대선에서도 트럼프가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는 "정부를 닫아야 한다면,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벽 건설 예산이 의회에서 합의되지 않을 경우 정부 셧다운(업무정지)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북미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 "그(김정은)이 우리를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존중한다"며 "아마 긍정적인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애리조나주(州) 피닉스 컨벤션 센터 앞에서 경찰의 최루 가스 발사에 시위대가 방독면을 쓰고 있다. © AFP=뉴스1

◇ '불법이민자 사냥꾼' 경찰, 사면도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자 잡는 경찰관' 조지프 아르페이오(85)를 옹호하며 그의 사면도 시사했다.

트럼프는 "조지프 경찰이 그의 일을 했다고 해서 유죄를 받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괜찮을 것이다"라고 했다.

아르페이오는 대표적인 불법이민 강경파 중 한 명이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이로 인해 불법이민자들을 반대하는 애리조나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민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무리하게 히스패닉 주민들을 불심 검문하다 기소됐다. 유죄가 인정되면 6개월 구금에 처해질 수 있는데,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아르페이오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늘은 아무런 논의가 없을 것이며, 이후에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사면을 시사한 것이다.

◇ 트럼프 찬반 시위...경찰, 최루가스로 강경 진압

유세장 밖에선 약 5000여 명의 주민들이 결집해 반 트럼프 시위를 벌였다.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피닉스 컨벤션 센터 앞에 모여 "나치 반대"를 외쳤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 얼굴 그림에 콧수염을 달아 나치 히틀러처럼 표현했으며, 2008년 대선 당시 제작된 '오바마 2008' 티셔츠를 입고 나온 시위대도 있었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사이에 충돌도 빚어졌다. 지지자들이 "벽을 세워라!"라고 외치면 반대자들은 "트럼프를 증오한다!"고 응수했다. 분위기가 격화하면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CBS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최루가스, 후추 스프레이와 섬광탄 등을 사용해 시위대들을 강경 진압했다. 독한 연기에 방독면을 쓰고 보도하는 기자들도 있었다. 피닉스 경찰청 대변인은 "시위대 중 일부가 경찰을 향해 병과 돌을 던지며 싸움을 하려 했다"며 강경 진압 이유를 설명했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 애리조나주(州) 피닉스 컨벤션 센터 앞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 AFP=뉴스1

y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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