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기춘 교수(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공정 처리할 듯" ②

KBS 2017. 8. 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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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8월 23일(수요일)
□ 출연자 : 송기춘 교수(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공정 처리할 듯”

[윤준호]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원장 후보로 김명수 현 춘천지방법원장을 지명했습니다. 가히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는데요. 대법관을 거치지 않았고 진보 성향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13기수나 아래이다 보니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파격적인 인사가 사법부에 개혁의 바람을 몰고 올까요 아니면 혼란만 가중시킬까요?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송기춘 교수 전화 연결해 말씀 나눠 봅니다. 송기춘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송기춘]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 진보 성향의 대표라고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요. 아시는 분인가요?

[송기춘] 뵌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는 분입니다.

[윤준호] 이분은 어떤 분입니까?

[송기춘] 저도 잘 모릅니다마는 그동안 언론이나 판결을 쭉 보면 상당히 헌법 정신에 충실하고 국민의 권리 보장에 기여하는 판결을 많이 하신 좋은 법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좋은 법관이라는 건 그야말로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 국민의 권리 보장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법관, 이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청와대에서는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신임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또 하나 강조한 부분이,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 출신이라는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어떤 학회입니까?

[송기춘] 국제인권법 학회는 정식 이름은 ‘법원국제인권법연구회’인데요. 이건 2011년도 10월에 창립된 걸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책도 펴냈는데, 올해 펴낸 책에 보면 약 480명 정도의 법관이 참여하고 있고 올 초에도 학술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국제인권규범이라는 게 재판에 많이 지명되는 규범은 아니지만 조금 더 헌법 정신에 충실하고 국제적인 인권 보장 동향에 기여하는 바가 있는 규범이기 때문에 이런 모임을 가지고 있는 법관들이라면 조금 더 이런 인권 감수성, 헌법적인 지식들이 풍부한 좋은 법관들이 많이 있는 그런 연구회라고 생각됩니다.

[윤준호] 또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이 입에 오르고 있는데요. 우리법연구회는 어떤 성향의 학회입니까?

[송기춘] 지금은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활동을 하지 않거나 자체적으로 해산한 정도에 이른 단체라고 생각하는데요. 1988년 무렵에 있었던 법원에서의 어떤 문제 때문에 이때 생겨난 조직이고 상당히 비판적인 연구를 했던 조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리고 김명수 지명자가 판결한 사건들을 통해서 김명수 지명자의 성향을 판단할 수 있을 텐데요. 김명수 지명자의 판결 내용 중에서 대표적인 것들이 있으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송기춘] 언론에 소개된 거를 보면 옛날 10억 사건 또는 조작 사건이라고 얘기되는 오송회 사건과 관련해서 국가에게 많은 배상, 150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한 판사로 소개가 되고 있고요. 그리고 박근혜 정권 내내 문제가 됐던 전교조와 관련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대법원에서 그걸 파기해서 환송을 했는데 거기에서 인용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인용을 했다는 건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는 거네요?

[송기춘] 그렇죠. 정치적인 맥락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인 그런 사건이고 소신 있는 판결을 했던 걸로 생각합니다.

[윤준호] 그런 진보적인 판결 때문에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임명될 경우 보수 성향이 강한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에 비해서 상당히 모든 내용들이 진보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거죠?

[송기춘] 그렇죠. 그런데 대법원장만 임명해서는 바로 변화가 나타날 수는 없는 것이고 아마 6년 동안 전체 대법관을 제청하면서 좋은 분들을 모셔야 전체 변화가 나타나고, 아마 이런 변화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번 대법원장이 임명되고 그 뒤에 새로운 대법원장이 그 맥을 이어서 일을 해야만 진보적인 법원으로서의 또 다른 자리를 잡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대법관도 6명이 곧 인사 대상이죠?

[송기춘] 네.

[윤준호] 첫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나 대법원이 이번에 문제가 됐던 건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파악해 왔다,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됐지 않습니까? 사법 파동까지 가느냐 하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김 후보자가 만약에 대법원장으로 최종 임명되면 이 부분에 대한 진상 규명이 힘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요. 이 예상이 맞을까요?

[송기춘] 아무래도 양승태 대법원장이 자신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는 사건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소극적이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엄격하고 공정하게 이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그런 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분이 가지고 있는 판결의 몇 가지 두드러진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상당히 서열화된 또는 관료화된 법원 조직에서 오래 계셨던 분의 특성 그리고 법원이나 널리 법조계가 가지고 있는 가족주의적인, 그래서 나름대로 감싸기의 경향들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습니까? 법원이나 검사나 이런 데서 범죄 혐의와 관련해서 굉장히 유연하게 대처하는 이런 것이 있기 때문에 그건 한번 국민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임 대법원장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는 정도의 결과를 과연 그대로 감수할 수 있을까, 그건 아마 새로운 대법원장이 임명되면 처음으로 그런 독립성의 문제를 시험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준호] 바로 그것 때문에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을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보면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도 후배인데, 무엇보다도 대법원장의 필수 코스라고 하는 대법관도 거치지 않고 지방법원장에서 바로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것 아닙니까?

[송기춘] 그렇죠.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 법원 행정처를 거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서 그런 법원 행정처를 갈 수가 없죠. 그래서 아마 대법관은 물망에 오르지 않았던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국민들이 보기에는 법원 전체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통일된 조직의 성격상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데, 그런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명확한 조사를 기대합니다.

[윤준호]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양승태 현 대법원장보다 13기수 후배를 갖다가 인사한 것 아닐까요? 법원 자체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분위기인데 이렇게 기존 서열을 파괴한 부분 때문에 더 주목 받는 거니까 그런 부분이 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청와대도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송기춘] 그렇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런데 우려하는 바는, 상당히 오랫동안 특성이 분명한 이런 조직에 순화되었다고 할까요? 그런 분들이 과연 어느 정도의 정치적인 리더십을 법원 내에서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점이고 정부의 기대대로, 그런 일은 어떻게 보면 시대적인 과업이니까 그걸 잘 수행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윤준호] 송기춘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현재 김명수 춘천지방법원장이 대법원장 후보로 지명된 거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인데 과연 이분 혼자서 연공서열 안에 무척이나 보수적인 사법부 내의 개혁을 완수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까지는 못해도 아직은 의문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송기춘] 그렇죠. 계속 지금까지 법원을 떠나지 않고 살아온 법조인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 자체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겠는가. 특히나 그분도 이런 서열화된 법원에서 살아오신 분이기 때문에, 어제까지 나름대로 대법관으로 모시던 그런 분들을 직접적으로 타격이 되는 결과가 나오게 하는 걸 감수할 수 있는가 하는 건 한번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준호] 네, 이것도 시민의 눈으로 지켜볼 사안이라고 송 교수님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송기춘] 네,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송기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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