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2017. 8. 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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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 인공지능(AI)이 제조업 생산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박정수 연세대 생명시스템 대학 겸임교수, 대보정보통신(NVIDIA VAD) AI 신사업TFT 장, ICT 융합 네트워크(사) 부회장

그동안 제조업은 시스템(ERP, MES)을 활용한 자동화 생산체제를 통해 대량 생산과 유연 생산(Flexible Manufacturing)을 이루어냈다. 특히,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생산, 영업, 유통, 재고 및 회계 그리고 재무 등의 경영 활동 흐름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고, 기업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인 지금 제조업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빠른 변화와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시장 환경에서는 대량생산 또는 주문생산으로 구분하여 생산전략을 생각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과거에 비해서 생산은 곧 판매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은 악성재고를 양산하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빠른 변화의 핵심요소로 개별 고객에 대한 대응역량 강화가 절실해 지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은 바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에 있다. 실제로 독일을 비롯한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제조업과 IT 강국들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에 의한 생산전략을 확립하고 있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31%나 되는 한국의 경제환경에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전략이다.

[사진제공 : 한국 제조업 First Mover 전략(2015)]

먼저 제조업의 상황을 살펴보자. 선진 제조사들은 자동화(Automation)에 기반을 둔 생산체제에서 큰 성장을 이루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큰 수익과 생산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낮은 인건비와 전략적인 생산지역 선택이 중요했었다. 많은 선진 제조사들은 인건비가 낮고 제품 유통에 유리한 개발도상국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선진 제조사의 핵심기술과 특허권의 만료, 생산 장비와 소재 등의 보편화로 개발도상국이 신흥 제조국으로 발돋움했고 이러한 상황은 제조업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제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통해서 생산라인의 본국 회귀(Reshoring)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의 스마트화로 인건비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더 이상 인건비가 저렴한 지역을 찾는 것이 불필요해지고, 빅데이터와 딥 러닝을 통한 소비자 사용 경험(User Experience) 정보의 최적화 마케팅으로 소비자 하나하나에 맞춰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재고가 남지 않는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가 기업의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스마트생산의 목적은 생산이 곧 판매이고, 판매가 곧 생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독일 지멘스의 암베르크 공장을 주목해야 한다. 암베르크 공장은 제조업과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융합으로 설계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미 전 세계의 기업인들과 경제학자들은 암베르크 공장을 벤치마킹(Benchmarking) 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암베르크 공장은 빅데이터를 통해 75%의 공정을 자동화했다. 실제로 암베르크 공장에서 매일매일 생산, 저장되는 새로운 정보는 5,000만 건 이상에 이르고 모든 기계와 제품에 일련번호가 있어 오류가 발생하면 바로 확인과 처리가 가능하다. 암베르크 공장의 철저한 기본정보관리는 수만 건에 이르는 데이터를 최적화하고 이를 활용해 시장의 수요에 따른 정확한 생산량과 제품 생산과정의 오류의 최소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생산성의 극대화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로 인한 결실을 보여주고 있으며 공정의 자동화(Automation)를 뛰어넘는 자율화(Automony)의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이는 곧 4차산업혁명시대 공장의 표준이다

독일 지멘스 암베르크 공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 : www.siemens.com]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아직도 노후된 기계와 장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노후 시스템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갑자기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시스템화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더 나아가 대다수 기업들은 생산, 물류, 판매, 그리고 마케팅의 통합력을 얼마나 극대화 하고 있을까? 통합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기준정보관리가 무결점 운영되어야 한다. 이는 스마트화의 기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동화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지만, 산업의 주체인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현재 정부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일환으로 2025년까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3만 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정부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 체계적이고 점차적인 보급과 적용 계획을 설정, 추진해야 하고 기업들은 현실을 직시하여 혁신적으로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 변화의 핵심에는 기준정보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기준정보는 현장 정보로써 무결점 데이터 형성 과정을 통해 철저하게 운용(Operation)되어야 하며, 그 이유는 철저한 기준정보관리가 정보 지능화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스마트 생산, 물류, 판매, 그리고 마케팅을 준비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전문 기업이 있다. 예를 들어, ㈜진 코퍼레이션은 30년 동안 생산 현장 데이터에서 물류 정보, 더 나아가 판매정보까지 모든 영역에서 스마트화를 진행해온 기업이며, NVIDIA의 GPU(Graphic Processing Unit)를 활용해서 컴퓨팅 파워(Computing Power)를 실현시키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AI)은 제조업 생산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고, 과거에 인건비를 계산하며 생산 입지를 평가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오히려 독일의 아디다스와 지멘스처럼 우수인력 확보가 가능한 생산입지를 검토하는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이루어질 것이다.

기준정보관리가 인공지능 시대에 첫 단추가 되어야 한다. 최근 일어난 살충제 달걀 파동과 같이 4차 산업시대에는 시리얼 넘버(Serial Number)관리가 잘 안되게 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 왜냐하면 잘못 생성된 기준정보 하나가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엄청난 파급력을 갖기 때문이다. 생산 현장에 기준정보관리와 제품 추적 시스템(Product Tracking & Tracing System)부터 구축하는 것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출발이며,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이다. 그러므로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으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4차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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