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 탄 'BMW' 김명수 "난 31년 재판만 한 사람"

양성희 , 김종훈 기자 2017. 8.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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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3시20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서류가방을 든 초로의 신사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전날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이었다.

비(非)대법관 출신에 현직 양 대법원장보다 13기수나 낮은 김 후보자가 발탁된 '파격'을 두고 사법부 안팎에서 우려를 표하는 데 대한 응답이었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은 현행 헌법체계가 갖춰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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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양승태 대법원장 면담..청문회 준비 착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22일 오후 3시20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서류가방을 든 초로의 신사가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전날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명수 춘천지법원장(58·사법연수원 15기)이었다. 김 후보자가 관용차량을 타고 올 것으로 예상했던 대법원 직원들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별도의 수행원 없이 혼자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춘천지법에서 대법원까지 왔다. 양승태 대법원장(69·연수원 2기)과의 면담을 위해서였다.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자는 "31년5개월간 재판만 한 사람의 수준을 보여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사실심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으로서 기대에 부응하겠다"고도 했다. 비(非)대법관 출신에 현직 양 대법원장보다 13기수나 낮은 김 후보자가 발탁된 '파격'을 두고 사법부 안팎에서 우려를 표하는 데 대한 응답이었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은 현행 헌법체계가 갖춰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김 후보자의 경우 대법관 대부분이 거쳐간 법원행정처 근무경력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이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둘러싼 사법부의 내홍에 대한 질문에 김 후보자는 "나중에 인사청문회 절차에서 자세하게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지금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오늘은 대법원장을 만나 청문회나 이후 절차에 대해 가르침을 받으러 온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양 대법원장과의 면담 직후 대법원의 인사청문회 준비팀과 만나 이후 청문회 준비 절차에 대해 논의했다. 청문회 준비 사무실은 대법원 청사 내에 꾸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이르면 이번주중 이임식을 통해 춘천지법원장으로서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대법원 청사의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관계자는 "청문회 준비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 등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진보성향의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이 모임의 후신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법관'이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가 최종임명될 경우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을 중심으로 사법부의 권력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 제청권과 3000명의 전국법원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이란 제왕적 권력을 쥐고 있다. 또 김 후보자가 일선 판사들의 목소리에 동조해 왔다는 점에서 사법개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월 국제인권법연구회 공동학술대회에 법원장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 법관 독립을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보수야당이 김 후보자의 진보성향을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 인준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대법관을 지내지 않아 청문회를 통과한 경험이 없다. 그러나 줄곧 청렴한 생활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적어도 재산 문제로 발목이 잡히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현황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올해 3월 기준 재산은 8억2165만원이었다. 예금은 6억9108만원, 본인 소유의 현금자산은 3억3025만원이었다. 김 후보자는 한때 본인 명의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소재 아파트(4억1400만원 상당)를 소유했으나 지난해 1월 처분했고, 현재 부친 소유의 부산 수영구 소재 아파트(약 1억1200만원)가 소유한 부동산의 전부다. 자가용은 2001년식 SM5다.

양성희 ,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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