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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태양을 덮었다’···99년만의 개기일식 미국 열광

디지털뉴스팀

‘태양계의 슈퍼볼’로 불린 99년 만의 개기일식(皆旣日蝕·total solar eclipse)이 21일 오전 10시 15분(미 태평양시간·한국시간 22일 새벽 2시 15분) 미 서부 태평양 연안 오리건 주(州)부터 시작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AP통신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대륙의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진 개기일식이 96∼113㎞의 넓이로 미 대륙을 관통했다”며 “이번 개기일식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측된, 그리고 가장 많이 촬영된 천체 현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기일식 현장에 나온 오리건 과학산업박물관의 짐 토트 관장은 “쇼가 막 시작됐다. 오늘은 위대한 날”이라고 말했다. 와이오밍 주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한 천문학자 마이크 오리어리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앞으로도 보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일식은 태평양 시간으로 오전 10시 15분이 막 지나자 오리건 주 마드리스 등 주요 관측지역에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서 시작됐다.

주변에 어둠이 깔리면서 관측지역에 몰린 인파에서 잇달아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일식이 가장 먼저 도달한 오리건 주 해안인 뉴포트에서 달이 태양을 가리는 순간을 포착한 관측자들은 “검은 원을 만들고 이어 그 주변으로 다이아몬드 링처럼 빛이 새어 나왔다”고 전했다.

주변이 온통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뉴포트 해변에는 섬뜩한 침묵이 잠시 이어진 다음 관측자들의 함성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NASA의 알렉스 영은 “인간의 달 착륙과 비견될 만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NASA가 촬영한 오리건주 관측 개기일식/NASA

NASA가 촬영한 오리건주 관측 개기일식/NASA

오리건 주에서 관측된 일식 /AP통신

오리건 주에서 관측된 일식 /AP통신

이번 개기일식은 오리건, 아이다호, 와이오밍, 네브래스카, 캔자스,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테네시,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14개 주를 관통하며 4천200㎞에 걸쳐 1시간 33분 동안 이어졌다. 개기일식의 통과 속도는 시속 2100마일(시속 3380㎞)로 측정됐다.

오리건 주 링컨시티부터 와이오밍 주 캐스퍼, 일리노이 주 카본데일, 테네시 주 내슈빌을 지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는 동부시간으로 오후 2시 48분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찰스턴의 관측자들은 미 대륙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을 만끽했다.

사우스일리노이 주의 쇼니 국유림이 가장 오랜 시간인 2분 44초 동안 개기일식이 관측됐다. 켄터키에서는 태양의 외곽대기인 코로나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뜨거운 가스를 내뿜는 코로나는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개기일식을 통해 그 화려한 모습을 드러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켄터키 주 일부 동물원에서는 개기일식이 임박한 순간 조류와 곤충류가 쉴 새 없이 지저귀고 울음소리를 내는 등 이상행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미 대륙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은 2045년 예정돼 있지만, 이번처럼 북서부에서 남동부로 대륙을 대각선으로 완전히 관통할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개기일식이란 우주 공간의 궤도 선상에서 태양-달-지구 순으로 늘어서면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매달 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인 황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인 백도의 각도가 어긋나 있기 때문에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통상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개기일식은 대부분 대양에서 관측되며 대륙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북미처럼 큰 대륙 전역을 관통하며 개기일식이 펼쳐지는 것은 수십 년에 한 번씩 일어난다.

미 전역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관측된 것은 1918년 6월 8일 워싱턴 주에서 플로리다 주까지 나타난 개기일식 이후 무려 99년 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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