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신태용호 운명 바꿀 다섯 가지 키워드

정다워 2017. 8. 22. 0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정다워(파주)]

운명의 2연전이 시작된다. 21일 오후 3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출전할 11명의 K리거와 중국 슈퍼리거 4명, 그리고 중동에서 뛰지만 소속팀의 배려로 조기에 소집한 남태희 등 총 16명에 입소했다. 두 경기에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 있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조기 소집을 요청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도 동의했다. 신태용호 1기가 예정보다 일주일 일찍 소집한 배경이다.

K리거들은 이번 대표팀의 중심이다. 유럽파의 숫자가 많지 않고,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신 감독은 “K리그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라고 말했고, 실제로 11명이나 선발하며 믿음을 보냈다. 중국, 중동에서 뛰는 선수들도 일주일 이상 함께 훈련하며 조직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과 달리 국내에서 뛰는 선수들이 팀의 핵심이 되는 분위기다.

1. 이동국
현재 이동국은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축구 선수 중 한 명이다. 원래도 잘 나갔지만 TV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날 취재 분위기도 그랬다. 이동국은 가장 마지막에 등장했는데 취재진은 그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3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은 베테랑답게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김남일 코치의 ‘빠따’ 발언에 대해 “내 밑으로 빠따를 치면 (차)두리도…”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이동국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팀의 공격을 이끄는 기능적인 부분과,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정신적인 부분까지 그의 몫이다. 첫 훈련을 마친 후 이동국은 약 1분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점검하는 모습이었다. 19년 전에도 국가대표였던 그가 선수들 사이에서 드러내는 무게감은 특별하다. 그가 대표팀의 운명을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팀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만은 분명하다.

2. 조기소집과 동기부여
조기소집의 목적은 뚜렷하다. 조직력 상승이다. 예정보다 일주일 앞서 합숙 훈련을 시작하면 팀 케미스트리는 당연히 올라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다른 한 가지는 훈련을 통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임 감독 시절 대표팀은 경쟁 체제가 무너지면서 동력을 잃었다. 건강한 경쟁은 팀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신 감독도 이 점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한다. “유럽파 컨디션이 좋은데 어떻게 활용하겠냐?”는 질문에 “내가 그 선수들을 쓰겠다고 말하면 미리 온 선수들 의욕이 떨어질 수 있다. 동기부여 차원에서 거기에 대한 언급은 하기 힘들다”라고 선을 그었다. 축구계에서는 ‘ 베스트XI보다 벤치 멤버들을 관리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번 소집에서 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11명, 많아야 14명이다. 출전하지 못하는 나머지도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진짜 원팀은 선의의 경쟁이 이어질 때 완성될 수 있다.

3. 전북 효과 기대?
이번에 소집된 26명 중 전북현대 소속 선수들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연령대, 포지션도 다양하다. 이동국은 공격수이자 최고령 선수다. 김신욱도 장점이 뚜렷한 스트라이커다. 미드필더 이재성은 핵심 자원이고, 최철순, 김진수는 측면 수비를 책임진다. 센터백 김민재는 최연소 선수로 지금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선수다. 전북 출신 선수들도 대거 선발됐다. 김기희, 권경원, 김보경, 이근호 등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전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선수들이다. 조금 더 시간을 올라가면 염기훈도 전주에서 커리어를 쌓은 적이 있다.

한 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으면 조직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특히 의사소통 면에서 도움이 된다. 최철순은 “같이 뛰는 선수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팀 전체에 긍정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수와 함께 입소한 막내 김민재는 “형들이 많아서 그냥 따라다니면 될 것 같다. 적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다행”이라며 웃었다. 전북이라는 인연으로 연결된 선수들이 이번 2연전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간다.

4. 베테랑, 희생, 경험
한국 축구가 이 정도의 위기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많은 원인이 있지만 이번에 합류 한 두 베테랑은 ‘희생’을 꼽았다. 맏형 이동국은 “말하기 어려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희생하는 선수들이 과거보다 줄어든 것 같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올 시즌 이동국은 선발로 나서지 않는 경기가 많지만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조커로 출전해 맹활약하는 특급 조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동국은 자신의 최근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나부터 희생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베테랑 염기훈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선수 욕심보다는 팀 플레이 위주로 해야 한다. 나도 조금이라도 더 뛰어 팀에 기여하겠다.”

두 선수가 합류하기 전까지 대표팀에서 최고참에 속했던 이근호는 “나도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형들이 들어오면서 적은 나이가 됐다. 나도 한 발 더 뛰겠다”라고 말했다. 노장들의 말에 신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그런 말을 해줘서 고맙다. 최고참 선수가 그런 신인 같은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5. 유럽파로 화룡점정
대표팀에게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개막 후 유럽파의 컨디션이 좋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복귀해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몸놀림도 가벼워 최종예선에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은 골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 벌써 시즌 7호골을 터뜨렸다. 권창훈(디종)도 프랑스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 중이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하며 기성용의 빈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주말 경기를 마치고 이들이 합류하면 신 감독은 본격적으로 베스트XI을 확정할 전망이다.

사진=FAphotos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