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블랙홀'..국가채무 기준정립 급하다

김영필 기자 입력 2017. 8. 21. 19:00 수정 2017. 8. 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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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630조1,000억원(6월 말 기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 관련 지원사업이 쏟아지면서 국가채무 개념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1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국가채무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우리나라는 공기업 부채가 많아 이를 더하면 국가채무가 절대로 적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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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등 복지4종세트로
내년 의무지출, 예산 50% 넘어
공공부문 뺀 나라빚 630조
포함 땐 1,100조 안팎 추정
[서울경제]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630조1,000억원(6월 말 기준)이다. 이때의 국가채무(D1)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교육자치단체만 들어가 있다. 정부가 손실보전을 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빠져 있다. 공공기관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비교에 이용되는 일반정부부채(D2)로 따져보면 지난 2015년 현재 국가채무는 676조2,000억원에 달한다. 당시 D1이 591조5,000억원임을 고려하면 84조7,000억원이나 불어난다.

이게 끝이 아니다. D2에는 시장성 있는 공기업 175곳의 채무가 빠져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전력이나 한국가스공사·LH 같은 대형 공기업이다. 이들을 더하면 광의의 국가부채(D3)가 1,003조5,000억원으로 급증한다. 2015년 기준으로 D1과 D3의 차이가 400조원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변수에도 단순계산으로만 최근의 D3는 1,100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채무와 실질 국가채무는 이렇게 차이가 크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복지 관련 지원사업이 쏟아지면서 국가채무 개념부터 다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금과 같은 좁은 개념의 국가채무로는 실질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통일 후를 대비한 나라 살림을 꾸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제기준인 D2로 봐도 채무비율 43.4%인 우리가 독일(71%), 미국(126%), 일본(243%) 등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좋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우리의 특수성이 빠져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1일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국가채무는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우리나라는 공기업 부채가 많아 이를 더하면 국가채무가 절대로 적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D3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정부가 고용주인 공무원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가 빠져 있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도 손실규모가 커지면 재정보조가 불가피하다. 2016년 결산 기준으로 두 연금의 충당부채만도 752조6,000억원이다. 여기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아동수당·건강보험 등 복지4종세트가 급격하게 추진돼 재정구조는 단단하게 굳는 경성화가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도 의무지출이 사상 처음으로 국가 예산의 절반인 50%를 넘어선다. 복지가 블랙홀처럼 예산을 흡수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남북관계, 빠른 고령화 등을 감안할 때 국가채무의 기준을 확대해 나랏돈의 씀씀이를 지나치리만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이태규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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