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6개 섭취 괜찮다지만..행정 불신에 번지는 '에그포비아'

이현미 입력 2017. 8. 21. 18:39 수정 2017. 8. 2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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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가 검출된 달걀을 매일 2개 반씩 70년간 꾸준히 먹어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달걀 파문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인 21일 첫 위해평가 결과 발표를 통해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은 하루 2.6개, 에톡사졸은 무려 4000개나 먹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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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도 하루 24.1개까지 허용 / "매일 2.6개씩 70년 먹어도 돼" / 에톡사졸 등 살충제 4종도 무해 / 당국, 난각 코드 7곳 다시 정정 / 오염 달걀 수십만 개 유통 확인 / '양치기' 발표에 신뢰 회복 안 돼

“살충제가 검출된 달걀을 매일 2개 반씩 70년간 꾸준히 먹어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달걀 파문이 불거진 지 일주일 만인 21일 첫 위해평가 결과 발표를 통해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은 하루 2.6개, 에톡사졸은 무려 4000개나 먹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일파만파 번진 논란에 비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것이다.

위해평가를 진행한 한국독성학회 권훈정 회장은 “달걀에서 검출된 살충제는 이미 농작물에 쓰이며 기존에도 인체에 노출된 것들”이라며 “달걀에 사용하면 위법이지만 현재 검출 수준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처안전처에서 열린 살충제 검출 계란 유통량 추적조사 및 인체 위해성 평가 합동브리핑에서 식약처 직원들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위해 평가를 진행한 식품당국과 전문가들의 호언장담에도 정부가 또다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52곳 중 7개 농장의 난각 코드를 잘못 발표한 데다 수십만개의 오염된 달걀이 빵, 훈제계란 등 가공식품에 쓰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살충제는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8종이다. 식약처는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잔류 허용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DDT 등 3종을 제외한 5종에 대해 이번에 위해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피프로닐은 달걀을 많이 먹는 상위 2.5%가 피프로닐이 최대로 검출(0.0763ppm)된 달걀을 먹었을 경우 동물 실험 결과 안전한 기준으로 나타난 ‘위험 한계값’보다 크게 낮았다. 피프로닐에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1~2세는 24.1개, 3~6세는 37.5개, 성인은 126.9개까지 먹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비펜트린은 1∼2세 7.5개, 3∼6세 11.7개, 20∼64세 39.5개로 나타났다. 그 외 살충제는 이보다 1일 섭취 가능한 개수가 더 많거나 독성이 낮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식약처는 한국인의 달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로 연령대별 상위 수준인 1∼2세 2.1개(123.4g), 3~6세는 2.2개(130.3g), 20~64세는 3개(181.8g)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사람에 대한 유해 기준은 동물 실험에서 나타난 기준의 100분의 1을 적용했다.

정부의 평가대로라면 살충제 달걀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지만 문제는 신뢰성이다.

농식품부와 식약처는 이날도 지금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중 7곳의 난각 코드를 이전에 잘못 발표했다며 정정하는 등 혼선을 거듭했다. ‘황금자 농장’의 난각코드는 기존에 발표한 ‘14황금’이 아니라 ‘황금0906’, ‘황금0908’, ‘황금0912’ 등 무려 6개에 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판매업체에서 난각 번호를 대장을 통해서만 파악하고 실제 달걀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추적조사에서 현물을 확인하면서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 조사 때는 실제 달걀과 대조 없이 농장주나 달걀 수집상들이 자의적으로 기록한 대장만 보고 발표를 한 것이다.

아울러 당국에서 현재까지 살충제 달걀 451만개를 압류하고 농가로 반품된 243만개를 폐기했으나 이미 35만개는 빵, 훈제계란 등 형태로 가공돼 유통·소진된 것으로 나타나 국민 불안과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세종=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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