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소집기간 열흘, 신태용의 '이기는 축구'가 시작됐다

배진경 2017. 8. 2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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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축구는 잠시 접어두겠다.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을 앞두고 21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신태용호' 1기 멤버들이 소집됐다.

신태용 감독은 소집 첫 날 기자회견에서 "이기는 축구를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솔직히 월드컵 예선이 아닌 평가전이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격축구로 지금까지 당한 수모를 한꺼번에 날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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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파주)]

“하고 싶은 축구는 잠시 접어두겠다.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을 앞두고 21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신태용호’ 1기 멤버들이 소집됐다. 26명의 소집 대상 중 16명이 이날 합류했다. K리거 11명과 슈퍼리그 소속 4명, 카타르에서 프리시즌을 소화하다 조기 소집을 자처한 남태희 등이다. 신태용 감독은 소집 첫 날 기자회견에서 “이기는 축구를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란전까지 주어진 열흘의 구상을 엿볼 수 있었다.



# 수비 조직력 극대화

조기 소집에서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민재,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 김민우(수원), 고요한(서울) 등 수비수 대부분이 조기 소집 대상이다. 권경원(텐진 취안첸), 정우영(충칭 리판) 등 수비 조직과 연계할 수 있는 선수들도 합류했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라인 멤버들이 거의 다 모였다”며 “첫날부터 수비 조직 훈련을 할 수 있다.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최종예선 들어 줄곧 수비 조직에 불안을 드러냈다. 8경기 중 6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시리아와의 두 차례 대결에서만 무실점(0-0 무, 1-0 승)을 기록했다. 개인 기량과 개인 전술에 기대할 수 있는 공격과 달리 수비에서는 멤버 간 호흡과 짜임새를 중시한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진다는 구상이다. 26일로 예정된 수원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도 공격보다 수비 쪽 점검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전반적으로 팀을 점검하기 위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수비적으로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뤄지는지, 수비라인을 올릴 때와 내릴 때 선수들의 위치 선정 등을 체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이란전 필승

수비 조직이 중요한 이유는 말할 것도 없다. 남은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홈에서 상대하는 이란전이 관건이다. 이란과는 최근 전적에서 4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4경기 동안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밀리는 중이다. 2012년부터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가져간 이란의 수장도 변함없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다. ‘주먹감자’ 세리머니와 설전 등으로 얽힌 악연이 깊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솔직히 월드컵 예선이 아닌 평가전이었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격축구로 지금까지 당한 수모를 한꺼번에 날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감정보다 이성이 필요한 때.신 감독은 “큰 스코어 차가 아니라 어떻게든 이란을 이겨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게 최대 목표다. 개인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꼭 이기고 싶다”고 전했다. 또 “케이로스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이번만큼은 4연패를 되갚고 싶다. 한국이 쉽게 지는 팀이 아니라는 사실을 각인시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베테랑의 힘

소집 첫날 풍경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이동국이다. 3년 여만의 대표팀 합류인 데다 기량과 멘털, 인격적인 성숙미까지 더해진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동국은 외부에서 보던 대표팀의 분위기로 “희생적인 자세를 보이는 선수들이 줄어든 것 같다”며 “몇몇 선수들은 개인이 돋보이기 위해 뛰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솔선수범 한 발 더 뛰는 자세를 보이겠다고도 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은 “감독으로서 상당히 고마운 말”이라며 “최고참 선수가 희생정신을 말했다는 건 우리가 원팀이 되는 데 중요한 키워드”라고 화답했다.

이동국 뿐 아니라 염기훈, 이근호 등 베테랑들도 공통적으로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염기훈은 “선수 욕심보다는 팀 플레이 위주로 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근호도 “한 발 더 뛰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베테랑의 합류를 통해 신 감독이 기대했던 분위기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초심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태용 감독은 “혹 경기에 뛰지 못할 때 기분이 나빠진다면 처음의 마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도 든다”면서 “9차전, 10차전까지 경기에 나가든 안나가든 (솔선수범)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선수 평가에 ‘색안경’은 없다

지난 주말 좋은 활약을 보인 유럽파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황희찬과 권창훈은 골을 넣었고 손흥민도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해 부상에서 호전한 컨디션과 경기력을 입증했다. 신태용 감독은 “다가오는 주말 경기에 특별한 부상 없이 (대표팀에)합류하면 경기 감각이나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고 볼 수 있다”며 반겼다.

그렇다고 주전 자리를 떼놓은 건 아니다. 신 감독은 “26명 모두 내가 좋아하고 존중하는 선수들”이라며 “31일까지 색안경을 끼지 않고 이란전 맞춤 전술에 적합한 선수들을 보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소집한 K리거들의 경기력도 상당히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제각각 경기력이 좋은 만큼 고민도 있다. 즐거운 고민이다. 신 감독은 “똑같은 스타일의 선수들을 뽑았다면 옵션이 하나박에 없겠지만 다른 스타일이면 옵션이 두세 가지 생긴다”며 이란전 본격 구상에 들어갔음을 알렸다. 이기는 축구, 나아가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모든 걸 건 시간이 시작됐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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