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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 친일파 김우형 "밑바닥 감정 '악역' 좋다"

조정래 대하소설 원작서 가장 악랄한 '양치성' 열연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8-21 16:17 송고 | 2017-08-24 09:57 최종수정
뮤지컬 '아리랑' 연습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이 강렬한 눈빛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연습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이 강렬한 눈빛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에서 양치성은 정말 악랄한 악역입니다. 하지만 악역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양치성이라는 괴물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 번 살펴봐야 합니다.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양치성도 치열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을 무대로 옮긴 뮤지컬 '아리랑'에서 친일파 양치성 역을 맡아 악랄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김우형은 "악역일수록 숨겨진 감정이 많아서 연기가 재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우형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 식당에서 "양치성은 일본 첩보원 학교를 유학하고 만주로 잠입해 행상으로 위장해 밀정 노릇을 하는 등 잘못된 길을 걷다가 죽음까지 맞이한다"며 "그는 극이 흘러가면서 감정의 진폭이 커지는 인물"이라고 했다.

"양치성은 독립운동가인 송수익 집안의 노비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목포항에서 구걸하다가 일본인 눈에 띄어 우체국에서 소사로 일합니다. 이때 앞잡이 노릇을 하던 부친이 의병들에게 살해당하죠. 조국으로부터 단 한 번도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한 양치성에게 '조선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애국을 강요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양치성도 시대가 만들어낸 비운의 희생자일 수도 있습니다."

김우형은 '우리 시대의 양치성'이 작품을 보고 변화의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악랄한 양치성의 밑바닥 감정이 무대에서 잘 드러난다면 달라지는 관객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우리 시대에서 양치성처럼 사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보고 변화의 계기를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치성이 더 가엾게 보이기 위해서는 제가 더욱 치열하고 악랄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습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흐를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뮤지컬 아리랑은 눈물과 애국심을 강요하지 않고, 아픈 시절을 살아갔던 이야기들을 무대 위에 펼쳐놓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아리랑'은 1000만 독자에게 사랑 받은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투쟁의 역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변강쇠점 찍고 옹녀' 등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극작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았고 김우형을 비롯해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이소연, 장은아, 이승희, 이창희, 김병희등이 참여한다.

9월3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관람료 4만~13만원. 문의 (02)577-1987.

뮤지컬 '아리랑' 공연 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공연 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공연 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공연 장면. 양치성 역을 맡은 김우형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연습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뮤지컬 '아리랑' 연습 장면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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