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살 수 있었다" 최초 목격자 20년만에 증언

이경희 2017. 8. 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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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는 나타나지 않았고,
경찰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항상 '다른 힘' 작용 의심했다"
다이애나비. [AFP=연합뉴스]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교통사고 목격자가 20년만에 입을 열었다고 영국 미러지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망 20주기(8월 31일)를 앞두고다. 사고의 최초 목격자였던 퇴임한 변호사 스탠리 컬브레스(69)는 "다른 힘"이 작용했다고 믿었지만, 아직은 어렸던 윌리엄과 해리 왕자를 존중해 침묵을 지켜왔다는 것이다. 그는 구급차가 좀 더 빨리 왔다면 다이애나비가 살 수 있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게 정말 사고였을까요? 저는 항상 다른 힘이 작용한다는 의심을 품어왔습니다."

사고 당시 친구에게 "제길, 거리의 아편쟁이도 이보단 덜 기다릴 거야"라고 투덜거렸다. 그는 사고 후에도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 사고가 어떤식으로 취급됐는지, 그리고 다이애나비가 살 수 있었을지.

미국 오하이오 주 출신인 그는 1997년 8월 31일 파리에 있었다.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에펠탑 야경을 본 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에 탔고, 새벽 12시 20분경 퐁드랄마 터널에 진입해 연기가 피어오르는 차량을 목격했다.

다이애너 왕세자비는 약혼 당시 유치원 보육교사로 일했다. [중앙포토]
택시 기사는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다. 프랑스가 '선한 사마리아법'을 제정했기 때문에, 사고를 목격하면 멈춰서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차는 들려 있었고, 조수석 문은 이미 열려 있었다. 문제의 차량엔 당시 36세였던 다이애나, 애인 도디 파예드, 운전기사, 그리고 유일한 생존자인 보디가드 트레버 리스 존스가 타고 있었다. 컬브레스는 당시엔 차에 다이애나비가 타고 있는 줄 몰랐다고 한다.

"차가 충돌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어요. 우리가 터널에 진입했을 때 이미 차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죠. 존스는 차에서 다리를 꺼내놓고 수건인지 뭔지를 코에 대고 있었어요. 피를 심하게 흘리고 있었거든요. 당시 거기엔 우리 일행 4~5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뭘 도울 수 있을지 다가가서 살펴봤죠."

뒷좌석의 다이애나는 부상을 입었고, 도디는 이미 숨졌다. 앰뷸런스는 올 낌새가 없었다. 15~20분이 지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경찰 한 사람만 거기 있었는데, 우리 보고 돌아가라고 했죠. 그는 계속해서 '저리 가시오(get away)'라고 말했어요. 뒷좌석 유리가 너무 어두워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어요. 경찰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죠. 열릴 것 같았거든요. 그는 하지 않았어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죠. 마치 거기에서 어떤 일도 해선 안 된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 같았어요."
다이애나비와 해리, 윌리엄 왕자. [AFP=연합뉴스]
"제 의견일 뿐이지만, 그녀를 구해내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까지 최대 30분은 걸렸을 거예요.우리가 거기 최소 15분은 있었으니까요. 거기 있는 동안 앰뷸런스 소리는 듣지 못했어요. 사이렌 울리는 소리도요. 당시 친구들에게 '파리에서 사고 나면 안되겠다. 아무도 안 나타나네!'라고 말했죠. 우리가 떠날 때까지도, 앰뷸런스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질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프랑스는 18개월간의 조사 끝에 운전사의 음주로 인한 과속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결론내렸다. 2007년 심리에선 다이애나가 난파된 차에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1시간 6분이 걸렸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의료진이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았다면 다이애나가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중에야 '조스 오브 라이프'(사고 차량에 갇힌 사람을 꺼내는 데 쓰는 공구)를 썼다는 걸 알았어요. 왜 그들은 바로 문을 열지 않았을까요? 다이애나비는 죽지 않았어요, 그녀는 말하고 있었어요."

다이애나 왕세자빈은 자서전을 통해 불행했던 결혼생활과 왕실 비밀을 폭로하고 1996년 이혼했다. 이듬해 차량 사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4시간만에 숨졌다. 사고에 영국 왕실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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