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DDT계란, 한살림생협에서 최고가에 팔려나갔다

김지방 기자 2017. 8. 2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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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가 검출된 계란이 친환경을 표방하는 한살림 생활협동조합(생협)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수만 60만명이 넘는 한살림생협은 검출이 확인되기 직전까지도 해당 제품을 "안심하고 드셔도 좋다"며 살충제가 없는 유정란이라고 홍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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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T가 검출된 계란이 친환경을 표방하는 한살림 생활협동조합(생협)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수만 60만명이 넘는 한살림생협은 검출이 확인되기 직전까지도 해당 제품을 “안심하고 드셔도 좋다”며 살충제가 없는 유정란이라고 홍보해왔다. 이 계란은 한살림생협에서 파는 유정란 중에서도 가장 비싼 가격인 10알에 7500원 가격으로 판매돼 왔다. 21일 현재 해당 제품의 판매는 중단됐다.

한살림생협 관계자는 “생산과정에서 살충제나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만전을 기해왔다”며 “계란의 성분 검사는 정부 기준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중복해서 따로 검사하지는 않았었다”고 말했다. 한살림생협은 DDT검출이 확인된 후 공인검사기관과 자체 검사인력이 현장에 가서 정밀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한살림생협에 ‘재래닭 유정란’을 공급하고 있는 경북의 농가 2곳에서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검사 결과 DDT성분이 각각 0.028ppm, 0.047ppm이 검출됐다. 허용기준인 0.1ppm의 절반 이하이지만 정부 검사에서 맹독성 DDT가 검출된 곳은 이곳 뿐이다.

한살림생협에 따르면, 해당 계란은 좁은 닭장으로 대표되는 공장형 축산이 아니라 재래종 닭을 자유롭게 방사하는 동물복지형 농장에서 생산됐다. 살충제와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 농장이었다. 한살림생협은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통하는 널찍한 계사에서 암수 서로 정답게 어울려 낳은 유정란으로, 무항생제 사료와 함께 청초, 풀김치를 먹인 건강한 닭에서 생산하였다”며 “활동성이 좋은 재래닭을 위해 넓은 운동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홍보해왔다.

이런 농장 환경이 오히려 DDT성분을 계란에 전이시켰다. 넓은 운동장의 흙이 DDT에 오염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살림생협 관계자는 “흙에 DDT성분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살림생협은 “재래닭유정란을 생산하는 농가 2곳에서 안전성검사 적합판정을 받았지만, DDT성분이 미량 검출되어 출하를 정지하였다”며 “재래종을 복원해 넓은 운동장에 자유롭게 방사시켜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흙을 쪼아먹는 닭의 습성상, 토양을 통한 잔류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DT성분은 1979년 판매가 금지되기 전까지 널리 사용된 농약이다. 한살림생협은 “38년전 사용이 중단된 농약의 잔류에 의한 비의도적인 사안임을 고려하여 토양 및 생산현장에 대한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여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다시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생협에는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한살림생협의 한 조합원은 “유방암 수술후 면역력 키운다고 재래닭유정란을 비싸지만 열심히 사 먹었다”며 “DDT는 토양에서도 몇십년간을 녹지 않는다는 데, 닭이 흙을 쪼아 먹는거 몰라서 여지껏 오염된 토양에서 검사도 없이 닭을 키워 친환경 이라고 비싸게 팔았나”라고 토로했다. 한 조합원은 “닭이 흙을 쪼아먹는 다는 걸 알았으면서 왜 처음부터 토양검사는 하지 않았냐”며 “살충제 얘기가 나온 건 10여년 전이고 적어도 1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살충제 논란이 있었다는데 왜 그 동안 한차례도 검사를 하지 않은 것인지 허술한 시스템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썼다.

친환경 농장에서 살충제가 검출된데 이어 동물복지형 농장에서도 DDT성분이 검출되면서 계란 뿐만 아니라 축산업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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