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훈련 美병력 7500명↓·항공모함 불참…국방부 “규모축소 아니다”?

기사승인 2017-08-21 1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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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훈련 美병력 7500명↓·항공모함 불참…국방부 “규모축소 아니다”?[쿠키뉴스=정진용 기자]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을지훈련) 규모에 대한 국방부의 발언이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을지훈련은 국가비상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비상대비업무를 수행하는 훈련이다. 21일부터 31일까지 10일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1부(21~25일) 정부·군사 연습 병행, 2부(28~31일) 순수 군사 연습으로 진행된다.

국방부는 애초 규모 축소는 없다고 못을 박았었다. 18일 국방부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올해 을지훈련은 지난해와 유사한 규모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정경두 합참의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훈련 규모 축소나 중단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알려진 미군 참가 인원은 지난해보다 축소됐다. 지난해 을지훈련에는 미국 본토와 태평양사령부 소속 미군 해외 증원병력 약 2500명을 포함, 2만5000명의 미군이 참가했었다. 우리 군은 5만여명이 연습에 참가했다. 이번 해 미군 참가규모는 1만7500명이다. 지난해보다 30%가 줄어든 수치다. 미 본토 증원군은 500명이 늘었으나, 주한미군 참가인원이 8000명이 줄어들었다. 우리 군 참여 규모는 지난해와 같다.

이뿐만 아니다.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등 미국 전략무기의 을지훈련 투입이 취소됐다. 핵추진잠수함, 전략폭력기, 스텔스 전투기도 이번 훈련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병력 규모 축소와 훈련 규모 축소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실제 기동훈련이 아니라 지휘소를 중심으로 벌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이기 때문에 참가 인원이 줄었지만, 훈련 규모가 축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군 인원 축소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미군의 역할과 훈련 의지가 줄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북한과 미국의 긴장 관계가 다소 누그러진 영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도 우려를 표출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불안하다"며 "이게 '코리아 패싱'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주한미군 참가병력이 줄어든 것은 북한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을지훈련을 '방어훈련'으로 규정했다. 주한미군 참가병력 축소 이유에 대해서는 "(참가병력) 숫자는 훈련의 달성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며 "(UFG 연습은) 지휘부 중심 훈련에 방점이 찍혀있다. 참모 중심적이고, 지상 병력이나 해상 군함 수에는 덜 좌우된다"고 발언했다.

이번 을지훈련에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 방어청장이 참관할 예정이다. 미국 군 장성들의 훈련 참관은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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