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정치 동력 된 '문재인의 소통'

정제혁·이효상 기자 2017. 8.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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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 행보가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100일’을 관통하는 열쇳말도 국민과의 소통이다. 20일 ‘토크쇼’ 형식 대국민 보고대회,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일련의 소통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광화문 대통령’이라는 규정에서 보듯 대국민 소통을 정체성 핵심이자 ‘대통령 정치’의 원리로 공식화한 사실상의 첫 정부다. 국민과의 감성적 소통은 문 대통령의 개혁 전략이자 정치 신념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대국민 소통은 네 갈래로 뻗었다. 우선 사회적 약자나 국가권력 피해자들에 대한 위무와 공감이 그중 하나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희생자 유가족을 포옹하며 위로한 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세월호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사과하고 진상규명을 약속한 것 등이 그런 사례다.

탈권위주의도 대국민 소통이라는 맥락에 놓여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시민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을 통해 한국 대통령제 특유의 권위주의·엄숙주의를 허물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 현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대국민 정치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리 주어진 질문지 없이 즉문즉답을 시도한 취임 100일 기자회견,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인수위 취임 100일 대국민 보고’ 토크쇼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완전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론화위원회 출범처럼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여론 수렴을 강조하는 것도 소통정치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의 소통 정치는 촛불혁명이 만든 시민권력이라는 인식, 전임 박근혜 정권의 ‘불통’에 대한 시민의 염증, 시민과 동행하지 않는 개혁은 실패한다는 노무현 정부 때 경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소통 정치의 이면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야당과의 협치 문제다.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개혁입법을 하려면 야당 협조가 절실한 만큼 문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이낙연 국무총리, 내각이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속적·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당·정·청 세 박자가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지금 모습은 문 대통령 ‘원맨쇼’에 가깝다는 것이다. 박상훈 정치발전소학교장은 “내각은 제 역할을 못 찾고 있고 집권당은 존재감이 없다. 청와대가 역할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아 그런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민주당 정부’를 약속했지만 지금 모습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정제혁·이효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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