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쇄 테러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노렸다

정지섭 기자 2017. 8. 2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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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자 4명 체포·5명 사살
최소 12명 가담한 조직적인 범행.. 차량 폭탄테러 계획했다 바꿔
모두 테러와 연관된 전력 없어
- IS 연계 의심 테러 잇따라
핀란드서 흉기 휘둘러 10명 사상, 러시아서도 흉기로 8명 부상

지난 17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캄브릴스 연쇄 테러는 '외로운 늑대'의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치밀한 조직 범행으로 드러나고 있다.

스페인 경찰은 최소 12명의 극단주의자가 이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3명을 추적 중이라고 19일(현지 시각)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용의자 4명을 체포하고 5명을 사살했다. AP통신은 20일 현지 경찰을 인용해 "용의자 12명 모두 테러와 연관된 전력이 없었다"며 "스페인 사회에 나름대로 적응한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스페인 국왕 부부 희생자 추모 - 19일(현지 시각)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에서 발생한 테러 현장을 찾은 스페인 펠리페 6세(왼쪽)와 레티치아(오른쪽) 왕비가 희생자를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경찰은 람블라스 거리에서 테러 차량을 직접 운전한 유네스 아부야쿱(22)을 핵심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는 모로코에서 태어나 카탈루냐주 북부 리폴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리폴은 인구 1만명의 소도시로 무슬림 밀집 지역이다.

경찰은 아부야쿱을 포함해 조직원 중 8명이 리폴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19일 리폴에 있는 이맘(이슬람 예배 인도자) 압델바키 에사티의 숙소를 압수 수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용의자 부모들은 WP에 "아이들이 그의 설교에 세뇌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아부야쿱이 프랑스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어 경찰이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스페인 테러의 애초 목표물이었던 것으로 조사된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이번 테러의 최우선 타깃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으로 유명한 이곳은 연간 관광객 숫자가 400만명에 이르는 바르셀로나 최고 관광지로 꼽힌다. 테러범들은 관광객 밀집 장소를 노렸으며 1순위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2순위가 람블라스 거리였다는 것이다. 또 애초 차량에 폭탄을 싣고 돌진하는 방식을 계획했다가 16일 바르셀로나에서 160㎞ 떨어진 알카나르에서 폭발물을 제조하다 실수로 터뜨린 이후 차량을 인도로 몰고 가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 희생자 상당수가 가족과 여행 온 관광객으로 확인된 가운데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알려지고 있다. 이탈리아 레냐노에서 온 IT 회사 직원 브루노 굴로타(35)는 7개월 된 딸을 안은 아내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여섯 살 아들의 손을 잡고 람블라스 거리를 걷다가 돌진하는 테러 차량에 몸을 던져 아내와 아이들의 목숨을 지켜냈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전했다.

바르셀로나 연쇄 테러 직후 유럽 내 다른 지역에서도 극단주의 무장 세력 이슬람국가(IS)와 연계가 의심되는 테러가 잇달아 발생해 유럽 전역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18일(현지 시각) 핀란드 남부 투르쿠시 중심가에서 난민 출신 모로코인 남성(18)이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 남성은 범행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19일에는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수르구트에서 괴한이 시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8명이 다쳤다. 범인은 경찰에게 사살됐다. 경찰은 정신 질환자의 소행 가능성이 크다고 했지만, IS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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