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최첨단 컨테이너선 중에 충격패
산업연 "10년후 주력산업 반토막"
“(세계 3대 해운회사인 프랑스)CMA CGM과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경험이 있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수주를 따낼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여용화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본부 상무·지난 1일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현대중공업이 낙관했던 세계 최대, 최첨단의 컨테이너선 수주전에서 중국 조선(造船)회사에 밀렸다. 그동안 국내 조선사들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서는 글로벌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조선업계는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까지 중국에 고배
20일 조선·해운 분야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최근 2만2000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한 프랑스 선사 ‘CMA CGM’이 중국 조선소 2곳과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9척의 수주 총액은 14억4000만달러(1조60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했는데, 결국 중국 조선회사에 패배한 것이다. 2만2000TEU급은 역대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업계는 중국 조선소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중국 선사가 아닌 글로벌 선사까지 인정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벙커C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 추진’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선박 수주 경쟁에서조차 중국에 밀린 것이다.
그동안 국내 조선 3사는 전 세계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휩쓸었다. 우리 선박의 가격이 다소 비싸도 기술력에서 월등하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선사들은 최근 해운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그동안 미뤄왔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는 시점에서의 수주 실패라서 충격이 더 크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속에서 중국이 한국 조선 3사와 경쟁력 격차를 빠르게 좁혀 오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후 造船·車 등 한국 주력산업 점유율 반 토막 날 듯”
이날 산업연구원은 10년 후 국내 조선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10년간 우리의 주력산업은 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15년 대비 2025년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전망한 보고서에서는 총 12개 주력 산업 중 반도체(16.5%→18.2%), 일반기계(2.8%→2.9%), 방위산업(2.4%→2.7%)만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통신 등은 큰 폭 하락을 예상했다<그래픽 참조>. 특히 조선 분야는 연평균 9.5%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세계시장 점유율이 36.2%에서 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주력산업의 성장률이 둔화하는 대표적 원인으로는 국내 생산 여건의 취약함과 신산업 부문으로의 전환 지연이 꼽혔다. 또 모든 산업에서 질적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는 중국이 더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거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철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주력산업은 이미 성숙기거나 앞으로 10년 내에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성숙단계 기업은 저성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기 때문에 새로운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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