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후보 지명 '18일' 넘긴 문재인 대통령의 장고(長考)

유길용 2017. 8. 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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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양승태 '8월 18일'에 지명
주요 후보들 고사에 난항 거듭
'개혁 의지'가 인선 최우선 요인

차기 대법원장 후보 지명을 앞둔 청와대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법조계 등에는 청와대가 대법원장 후보자를 18일에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양승태 대법원장과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8월 18일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일까지도 후보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양 대법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24일까지다. 이날이 휴일이어서 양 대법원장은 22일 퇴임식을 끝으로 대법원을 떠나게 된다. 늦어도 22일까지 새 대법원장이 임명장을 받아야 최고 법관 공백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법원장 임명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청와대와 대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보 지명이 늦어지는 것은 유력 후보들이 한사코 사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군에 속해 있는 이들은 박시환(64)·전수안(65)·김영란(61) 전 대법관이다. 이들은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에서 진보적 의견을 많이 내 이홍훈(71)·김지형(59) 전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현)가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 대법원장 후보로 추천한 전·현직 대법관들. 왼쪽부터 박시환·김용덕(현직)·전수안·박병대·이인복 전 대법관. [중앙포토]
박 전 대법관은 개인 신상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전 전 대법관은 자신이 적임자가 아니라는 내용을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을 만든 김 전 대법관도 전 전 대법관과 비슷한 내용의 말을 주변에 하고 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후보군에서 빠졌다. 이 전 대법관의 나이는 대법원장의 정년(70세)을 이미 넘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막판까지 유력 후보들을 설득하지 못한 게 후보자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시환·김영란 전 대법관이 (유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본인 승낙을 받지 못한 단계다. 하지만 후보군은 더 넓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사법개혁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대법원장 인선의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영란 전 대법관. [중앙포토]
'독수리 오형제' 외에 이인복(61)·박병대(60) 전 대법관과 현직인 김용덕(62) 대법관, 비 법관 출신인 김선수(56) 변호사도 후보군에 들어 있다.

이 전 대법관은 지난 4월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대법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2기)다.

김선수 변호사. [중앙포토]
김 변호사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법조인으로 꼽힌다.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사법개혁위원회 위원과 청와대 사법개혁비서관을 역임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때 통진당 쪽 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정부의 사법개혁 의지가 강하다는 사실이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에게 부담을 줘 고사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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