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수급에는 문제 없지만 '안 팔리네'

김태현 입력 2017. 8. 2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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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하도 불안해하니 정부에서 받은 적합 판정서까지 붙여놨지만, 찾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뜸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일단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은 좀 줄이고 다른 제품들로 채웠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처럼 길어지지나 않기를 바라야죠."

정부의 빠른 검사로 계란 공급이 재개되면서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살충제 계란이 불안한 소비자들이 계란을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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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계란 수급 평소 95% 수준으로 회복
빠른 검사로 수급 문제 해결했지만 수요 감소
정부 검사에 대한 불신에 소비자 계란 외면
홈플러스에 붙어있는 계란 안심문구(사진=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고객들이 하도 불안해하니 정부에서 받은 적합 판정서까지 붙여놨지만, 찾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뜸한 건 어쩔 수 없네요. 일단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은 좀 줄이고 다른 제품들로 채웠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때처럼 길어지지나 않기를 바라야죠.”

20일 서울 망원동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권모씨(54)는 최근 살충제 계란 여파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올해 초 AI 때와 같이 모자라는 계란 물량 탓에 허덕이고 있지는 않지만,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출이 평소의 70%로 줄었다.

권모씨는 “AI 때는 계란 물량이 줄어든데다 가격까지 치솟아 어려웠지만, 이번엔 계란 자체가 문제다보니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계란이 안전한지 하루 수차례 묻는다”고 말했다.

신선란을 직접 판매하는 대형마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의 빠른 검사로 계란 공급이 재개되면서 수급에는 문제가 없지만, 살충제 계란이 불안한 소비자들이 계란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기 시작한 14일 이후 인력을 총동원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수조사를 시작한 닷새째인 18일 계란 공급량은 평소 95%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마트(139480)에서는 지난 16~18일 계란 매출이 전주 대비 40% 감소했다.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트레이더스 역시 같은 기간 45% 줄었다. 점포당 계란 환불 요구도 줄을 이었다.

롯데마트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계란 매출은 45% 하락했다. 17일 부적합 판정을 받은 자체브랜드(PB) 계란을 제외하고 판매를 재개한 홈플러스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대형마트들은 계란 매대 앞에 ‘안심계란판매 안내판’을 세우고 안심 홍보에 나서고 있다. 안내판에는 ‘안전성 적합 판정 계란, 현재 판매하는 계란은 정부의 전수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상품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긴 역부족이다.

이유는 정부의 부실한 검사 탓이다. 정부는 빠른 속도로 전수조사를 진행해 그만큼 빨리 계란 공급을 재개했지만, 조사 과정서 헛점이 드러나면서 조사 결과 번복과 재조사를 되풀이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오전 9시 발표한 살충제 계란 2차 전수조사 결과를 2시간 만에 번복했다. 발표 결과에 부적합 농가 2곳이 누락된 것. 농장명 등을 공개한 세부자료에서도 적합 판정을 받은 정상적인 농장 9곳이 잘못 포함돼 적합 농가들이 억울하게 큰 피해를 입었다.

농가가 미리 준비한 계란을 샘플로 검사하는 등 부실 조사 논란도 커지고 있다. 농가 주인이 직접 계란을 골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조사가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부실 조사에 대한 질타가 쇄도하자 문제가 된 농장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강모씨(31)은 “아침마다 삶은 계란을 2개씩 먹었다. 안전검증이 된 지역의 계란을 구매했지만 조사에 문제가 많아 믿고 먹어도 되는지 불안하다”며 “검사 결과가 빠르다 했는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도 구매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망원동의 한 빵집이 계란 성분 적합도 결과를 매장 창문에 붙였다.(사진=김태현 기자)

김태현 (thkim12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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