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중으로 만든 주스, 안토시아닌이 많아요

전갑남 2017. 8. 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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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설익은 토마토, 가지, 까마중 같은 것을 먹으면 솔라닌 때문에 복통,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박까지 가미하였으니 야쿠르트, 우유에 까마중 단맛이 어우러져 묘한 맛의 주스로 살아났습니다.

까마중은 지금도 밭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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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도 제대로 알아보면 귀한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전갑남 기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잡초 자라는 걸 보면 상상을 초월합니다. '누가 씨뿌리기를 했나, 물을 주나, 또 거름주기를 하나?' 아무튼 잡초는 저절로 잘도 큽니다. 끊임없이 무성히 자라는 잡초를 보고 오죽하면 '원수 같은 풀'이라 했을까요?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지, 잡초라고 죄다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것은 유용한 나물로, 또 필요한 사람에게는 귀한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잡초를 제대로 알면 쓸 만한 게 얼마든지 있는 것입니다.

까마중으로 주스를 만든다?

아내가 텃밭을 둘러보다 가슴높이까지 자란 까마중을 알아봅니다.

 우리 텃밭에 무성하게 번성한 까마중. 넓게 퍼지며 키가 엄청 크게 자랐습니다.
ⓒ 전갑남
 숱한 열매가 달린 까마중. 벌이 손님으로 찾아왔습니다.
ⓒ 전갑남
 까마중에 찾아온 손님 중 무당벌레. 숭숭 잎에 구멍을 냅니다.
ⓒ 전갑남
"이거 까마중 아녀요? 당신, 일부러 키운 거예요?"
"일부러 키우긴? 어릴 적 따먹었던 카마중이다 싶어 놔두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자랐네!"
"세상에나! 꽃 피고 까맣게 열매까지 달렸네!"
"까마중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있대! 따먹어 보라구?"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있다는 말에, 아내는 까만 까마중 몇 알을 따먹습니다. 나도 몇 알 먹어봅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단맛이 꽤 괜찮습니다.

요즘 관심이 많은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효능이 뛰어나 노화를 늦추고, 항암효과와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까마중 따다가 주스를 만들어도 좋겠어요."
"이걸 믹서에 갈아 주스를 만든다고?"
"까마중 단맛이 어디 가겠어요!"

까마중을 믹서에 갈아먹는다? 괜찮은 아이디어라 여겨집니다. 아내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해 놀라게 합니다.

 까맣게 익은 까마중 열매입니다. 어릴적 많이 따먹었습니다.
ⓒ 전갑남
콩알만 한 까마중이 숱하게 달렸습니다. 우리는 대여섯 개씩 무리지어 달린 까마중이 터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땁니다. 순식간에 종이컵으로 하나입니다. 따놓고 보니 왠지 귀한 열매를 얻은 느낌입니다.

아내가 까마중을 컵에서 반쯤 덜어내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왜? 아까워서 남기나?"
"까마중에 독소가 있다는 거 몰라요? 그래서 적당히!"
"잘 익은 것은 없다는데."
"그래도 과유불급이에요!"

 아내와 함께 잘 익은 까마중으로 골라 땄습니다.
ⓒ 전갑남
 까마중을 야쿠르트와 우유, 수박을 넣어 믹서에 갈아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 전갑남
까마중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솔라닌은 햇빛에 노출된 녹색 감자에도 있습니다. 설익은 토마토, 가지, 까마중 같은 것을 먹으면 솔라닌 때문에 복통,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내는 까마중을 요구르트, 우유와 함께 넣고 믹서에 갈아서 색다른 주스를 만들 모양입니다. 내가 아내 하는 일에 하나 더 보탭니다.

"여보, 거기다 수박을 넣고 갈면 더 시원할 것 같은데?"

아내는 냉장고에서 꺼낸 시원한 수박을 넣어 믹서에 금방 갈아냅니다. 여러 맛이 어울린 주스가 탄생합니다.

 까마중주스. 색다른 맛입니다. 건강에도 좋을 듯싶습니다.
ⓒ 전갑남
"맛이 어때?"
"아주 맛있어! 세상에 처음 맛본 주스야!"

수박까지 가미하였으니 야쿠르트, 우유에 까마중 단맛이 어우러져 묘한 맛의 주스로 살아났습니다.

앙증맞은 까마중꽃

우리가 자랄 때는 까마중을 많이도 따먹었습니다. 지금이야 잡초라고 사람들 눈에 넣지도 않지만, 예전에는 흔히 따먹는 친숙한 열매였습니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면서 느껴지는 단맛이 참 좋았습니다. 한줌 따먹으면 입술은 까맣게 물들었습니다.

까마중은 지금도 밭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묵정밭 같은 데는 제 세상 만난 듯 자랍니다. 한해살이풀로 맺힌 씨가 떨어져 이듬해 싹이 나서 자랍니다. 자라는 환경이 좋으면 가지가 넓게 퍼져 1m도 넘게 자랍니다.

까까머리 스님 머리를 닮았다하여 까마중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까마중'이란 이름만으로도 정이 가지 않나요?

아내가 까마중꽃을 보며 신기해합니다.

 앙증맞은 까마중꽃. 서리내릴 때까지 피고지고를 반복합니다.
ⓒ 전갑남
"까마중꽃이 너무 앙증맞지 않나요?"
"작은 꽃잎 다섯 개, 가운데 꽃밥이 참 이쁘지?"
"그래요. 까마중꽃을 보면 가지꽃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아!"
"잘 보았네. 까마중은 가지과에 속하니까!"

아내는 덩치 큰 까마중에 비해 아주 작게 맺힌 까마중꽃이 사랑스럽다고 합니다. 흰색 꽃잎에 노란색 수술과 암술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노란 꽃밥을 예쁘게 드러내려는 듯, 있는 힘을 다해 뒤로 젖힌 꽃잎이 신기합니다.

까마중꽃은 여름이 시작되면서 서리가 내릴 때까지 끝없이 피고지고를 반복합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여리여리한 녹색 열매가 꽃의 수만큼 무리지어 달립니다. 작은 열매는 따가운 여름 햇살에 까맣게 익어갑니다.

우리 밭에 자란 까마중은 앞으로도 상당 기일 아내 손에 의해 틈틈이 맛난 주스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까마중꽃의 아름다운 자태. 다섯개의 흰 꽃잎과 노란 꽃밥이 보기 좋습니다.
ⓒ 전갑남
내 졸시 <까마중>을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까마중>

노란색 꽃심을 박아
별 모양 꽃잎 펼쳐
온갖 멋을 부려 뽐내는데도
사람들 허투루 대하는 슬픔도 꾹꾹 참아낸
당신은 까마중

덜 여물어 녹색일 땐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가도
까까머리 까마질 땐 예쁜 마음으로 다가와
달콤한 맛 보여주는
당신은 까마중

한 알 한 알 따서
입 안에 넣어 톡톡 터트리면
깊은 사랑 착한 마음 보듬고 키워서
자기 속내 살짝 드러내는
당신은 까마중

당신 사랑, 당신 마음
몰라 봬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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