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블록체인 플랫폼 '퀀텀', 게임체인저 될까

손경호 기자 입력 2017. 8. 20. 11:53 수정 2017. 8. 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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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이 츄 퀀텀 대표 인터뷰

(지디넷코리아=손경호 기자)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올리는 블록체인을 암호화 화폐가 아닌 산업 전반의 다른 영역에 접목해보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이 같은 시도는 중국에서도 예외가 없다. 가장 많은 비트코인 거래액, 채굴자를 보유한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등장한 '퀀텀(Qtum)'도 그 중 하나다.

퀀텀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진 강점을 접목해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로 뻗어나가는 블록체인 기반 앱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퀀텀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강점을 활용, 중국을 중심으로 한 오픈소스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려고 하는 중이다.

■이더리움이 원조, 스마트계약서-분산앱

비탈릭 부테린이라는 개발자가 고안한 이더리움은 암호학, 분산네트워크 등 기술을 조합해 만들어진 새로운 블록체인에 스마트계약서(Smart Contracts)를 올려 온라인 상에서도 중개자 없이 부동산 계약, 자동차 매매, 보험 계약은 물론 의료 정보 등을 안전하게 올리고 참여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런 기술은 블록체인 위에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자는 시도로 이어졌다. 일반 앱이 중앙서버를 거쳐야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계약서가 가진 장점을 이용해 참여자들 간에 분산네트워크 구조를 만들고 여기서 실행되는 새로운 방식의 앱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이렇게 만들어진 앱은 중앙서버를 거치기 위해 필요한 복잡한 설정을 다루지 않고, 망을 사용하면서 내야하는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대량 정보유출과 같은 보안우려를 덜 수 있게 된다. 이를 두고 '분산앱(Decentralized Applicaiton, Dapp)'이라 부른다.

퀀텀 창업자인 슈아이 츄 대표.

■퀀텀, ICO로 1천560만달러 모아…뭐가 다르길래

지난 3월 이 기업은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117시간 동안 20여개 국가에서 7천여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총1천560만달러 투자금이 모이며 블록체인 분야 크라우드펀딩 중 세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ICO는 기업들이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진행하는 공모를 진행하는 IPO와 비슷하게 투자자들이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는 대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퀀텀은 뭐가 다르길래 글로벌 시장에서 이 같이 주목받았을까. 또 이 플랫폼은 왜 거대한 중국 시장에 더해 한국시장에서까지 파트너와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일까.

18일 사업 협력 차 방한한 슈아이 츄 퀀텀 대표를 만났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학교라 불리는 드레이퍼대를 졸업하고, 알리바바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담당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퀀텀은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들인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개발자들이 주축을 이룬다.

퀀텀은 이더리움이 가진 스마트컨트랙트, Dapp이라는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비트코인 거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쓰이는 UTXO라는 기술을 접목시켰다.

또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블록체인 상 거래내역을 담은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쓰이는 작업증명(PoW) 대신 지분증명(PoS) 방식을 썼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호환된다는 점도 퀀텀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퀀텀은 블록체인이 과거 인터넷 프로토콜 수준의 잠재력을 가졌다고 봤다.

■"블록체인은 인터넷 프로토콜 수준 잠재력 가져"

왜 이런 회사를 만들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블록체인이 인터넷 프로토콜 수준의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인터넷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와 같은 인터넷 기업을 만들었던 것처럼 앞으로는 블록체인 상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에 더해 그는 "기존 금융사 등을 포함한 모든 서비스가 중앙 집중화된 모델을 취하는 탓에 정보 비대칭이 발생했던 것과 달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모든 참여자들이 네트워크를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새로운 콘셉트를 가진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현재 중국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화폐 거래 기록들이 담긴 블록을 만들어내는 최대 채굴 사업자들이 포진해 있고, 거래량 또한 가장 크다.

슈아이 츄 대표는 "중국에 비트코인, 이더리움도 있지만 중국 시장이 다른 곳보다 크기 때문에 이곳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만들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아직 블록체인을 활용해 상용화된 Dapp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잠재력이 있고,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분야이지만 이제 막 땅을 개척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1990년대 모토로라에서 첫 휴대폰이 나왔을 때와 비슷한 시기라고 본다"며 "휴대폰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에 이른 것처럼 아직 신생 분야인 블록체인 기술을 확실히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으로 안드로이드 같은 생태계 만든다

퀀텀이 목표로 하는 것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해 안드로이드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 위에 수많은 외부 개발사들이 만든 Dapp들이 올라가서 각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진 강점을 흡수했다고 강조한다. 자바, 파이썬 등 거의 모든 개발언어를 지원하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이라는 방법을 써서 채굴자들 중 가장 빨리 블록을 생성해 낸 곳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이라는 방식을 써서 컴퓨팅 자원이 낭비되는 것을 막는다.

퀀텀이 제공하는 블록체인 내에 신뢰할 수 있는 참여자들을 선발해 이러한 작업을 실행할 권한을 준다. 대신 이 권한을 가진 이들은 일종의 보증금을 걸게된다. 다른 참여자들 입장에서 제대로 작업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보증금을 가져가 버릴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최근 비트코인 진영에서는 하드포크를 통해 원래 비트코인을 다루는 블록체인 외에 채굴자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캐시라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었다.

퀀텀은 채굴자들보다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에 참여하는 일반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분산 거버넌스 프로토콜(Decentralized Governence Protocol, DGP)'이라는 방식을 취했다.

퀀텀이 발행하는 토큰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많은 투표권을 부여해 '블록 사이즈를 얼마로 늘릴까'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의견이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모든 안건에서 참여자 수에 관계없이 51%만 넘으면 합의가 됐다고 봐서 비트코인에서와 같은 블록체인의 분열 등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였다.

■한국이 중요한 이유는?


거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퀀텀에게 한국 시장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슈아이 츄 대표는 "블록체인 산업계에서 한국은 중국, 미국과 함께 글로벌 거래량 톱3에 드는 곳"이라며 "때문에 퀀텀의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더 많은 젊은 엔지니어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퀀텀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미팅, 밋업, 해커톤 등을 개최하는 중이다. 앞으로 국내서 블록체인 개발 강의나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할 생각이다.

국내서는 메디블록(MediBloc)이라는 스타트업이 퀀텀의 블록체인을 활용해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A병원에서 받은 피검사를 한 뒤 B병원에 방문했을 때 또 다시 같은 검사를 할 필요가 없도록 병원들 간 의료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이외에도 퀀텀 블록체인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들이 써 볼 수 있는 Dapp 형태로 만들어진 서비스를 테스트 중이다.

에너고(Energo)는 가정 내에서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중 일부를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를 가정들끼리 서로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필리핀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호주, 태국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모리엔(InkChain)은 각종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료를 주고 받을 수 있게 한 Dapp이다. 지적재산권(IP)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예술품/골동품 등 작품들에 대한 가치를 디지털 상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비뷰(Vevue)도 흥미롭다. 이 서비스는 이를 테면 누군가에게 '설악산 정상에서 비둘기 찍은 동영상을 보내줘'라고 요청하면 실제로 동영상을 찍은 사용자가 이러한 요청을 한 사용자에게 동영상을 보내고 댓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푸티(Bodhi)는 마치 스포츠토토처럼 예측 시장에 겜블링을 하는 프로젝트다. 내일 비가 올지, 그렇지 않을지 등에 대해 확률을 보고 돈을 걸면 이를 퀀텀 블록체인 상에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결과에 따라 배당금이 지급된다.

손경호 기자(sontec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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