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당' 공론화에 친박 '부글부글' 비박 "필요"

이후민 기자,김정률 기자,구교운 기자 입력 2017. 8. 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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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1심 결과 나온 것도 아닌데..시기 부적절"
비박 "적폐와 완전히 연을 끊겠다는 뜻"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김정률 기자,구교운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문제를 공론화하자고 제안하면서 당내 친박(親박근혜)계와 비박(非박근혜) 양측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에서 열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토크콘서트에서 "정치인이라면 자기가 잘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 책임 문제이기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갈 수 없다"고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꺼내들었다.

그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 문제를 대구에서 제기한 것은 그동안 쉬쉬하고 있던 문제를 공론화 해보자는 것"이라고 16일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홍 대표의 박 전 대통령 출당 공론화 제안에 친박계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TK(대구·경북)의 친박계 A 의원은 2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출당을 논의할) 적확한 시기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며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도 출당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뒤로 미룬 것"이라며 "정치적 반전이 필요한 시기라든지, 재판결과가 나와서 당적 문제 정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논의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했다.

친박계 한 중진 B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형사재판에 진행 중인데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자기가 했던 말을 생각하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때는 자기가 당선되면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할 수 있다고 했다가, 얼마 전에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생중계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냐"며 홍 대표가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꾼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표출됐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이미 당내에서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고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공감대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형성됐다"며 "지도부 차원에서 사전 논의나 공감대 형성 없이 개인적 의견을 당론처럼 이야기하신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태극기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많은 분들이 한국당을 지지하는 애국자이자 당원이라는 것을 간과하고 거취 문제를 너무 쉽게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홍 대표님은 태극기 부대의 진심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만 최고위원도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의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이미 끝난 내용으로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반면 비박계 의원들은 홍 대표의 공론화 제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초선의 C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의원들 사이에서 공론화 움직임은 없지만 대표가 던졌으니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있지 않겠냐"며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TK지역의 D 의원은 "출당이 본질이 아니라 이 상황이 오기 전에 박 전 대통령 스스로 용단을 내려줬어야 한다"며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이 잡범취급을 받으며 참모들과 책임공방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E 의원은 "과거의 적폐와 완전히 연을 끊겠다는 뜻에서 당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늦긴 했지만 혁신을 하겠다고 하면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가 대선 전후로 입장이 바뀌었단 지적에 대해선 "새로운 상황 변화에 맞게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빨리 당을 추스르고 새롭게 나아가야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당파'들도 다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오는 24~25일 진행되는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 자리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될 가능성이 있다.

C 의원은 "연찬회 자유발언 시간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가 다뤄질 것"이라며 "당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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