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값 0.1 줄이는 '소리없는' 전쟁..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잡아라

이다비 기자 2017. 8.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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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성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고르는 기준이 됐다. 최신 스마트폰 리뷰에서도 빠지지 않는 게 사진 퀄리티다. 하반기 잇따라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은 카메라 성능 경쟁에서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 / 블룸버그 제공

각 업체들은 사진 화질을 좌우하는 카메라 렌즈 성능을 높이거나 듀얼 카메라 채택, 이미지처리 엔진 알고리즘 개발 등 다양한 신기술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적용하고 있다. 얇게 만들어야 하는 스마트폰 특성상 카메라 모듈 크기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렌즈와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며 카메라 성능을 보완·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 “F값을 줄여라”...스마트폰 카메라 조리개값 ‘0.1’의 비밀

LG전자는 8월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하는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에 현존 스마트폰 중 최고 수준인 F1.6의 조리개값을 구현했다. 이는 LG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V20의 F1.8 표준렌즈보다 약 25% 더 밝아진 것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애플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해도 조리개값이 가장 낮다.

‘F’로 표기되는 조리개값은 1에 가까울수록 조리개가 더 크게 열려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조리개값이 작아지면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촬영하기 쉽지 않았던 야간 촬영 등 어두운 환경에서도 더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조리개가 많이 열리는 만큼 짧은 순간에 충분한 빛을 확보할 수 있어 셔터속도도 빨라진다. 셔터속도가 빠를수록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어 ‘일거양득’인 셈이다. V30에 탑재된 F1.6 카메라 렌즈는 LG이노텍이 만들었다.

신규 스마트폰이 시장에 공개될 때마다 조리개값은 개선됐다. 2015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F1.9 카메라 렌즈를 장착, 업계 최초로 F값 2.0대에서 1.0대로 진입했다. 2~3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 대부분이 2.0대의 조리개값을 지원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의 모습 / LG전자 제공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7시리즈, 애플의 아이폰7시리즈, LG전자의 V20 등은 F1.8~F1.7 카메라 렌즈를 탑재해 조리개값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8시리즈와 G6도 각각 F1.7, F1.8 카메라 렌즈를 장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0.1 차이의 조리개값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조리개값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개선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라며 “조리개값 등을 비롯해 기술을 하나씩 개선해 차기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하면서 카메라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도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크기를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폰 업체들은 카메라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F값을 낮추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캐논 등 DSLR 카메라가 내놓은 카메라 렌즈는 F1.2가 가장 밝은 조리개값이다. 그러나 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는 카메라 렌즈 크기 등 광학 구조상 동일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 이미지처리 기술·손떨림 방지 기능...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좌우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좌우하는 건 F값뿐만이 아니다. 화소 수와 이미지처리 소프트웨어, 여러 카메라 보정 기능 등이 합쳐져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결정된다.

인물 사진 모드의 원리를 설명한 그래픽. /테크크런치 캡처

2010년에서 2012년까지 치열했던 스마트폰 고화소 카메라 경쟁이 둔화하면서 듀얼카메라와 조리개값, 이미지처리 기술,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등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주요 스마트폰은 1200만~1600만화소 수준의 카메라 렌즈 모듈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미지처리 기술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대세가 된 듀얼카메라에서도 빠질 수 없는 기능이다. 각 카메라가 다른 부분을 촬영하고 각각의 이미지를 소프트웨어 처리 과정을 거쳐 하나로 합성하면, DSLR 카메라급 사진 화질을 결과로 내놓는다.

더욱 선명하고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이미지 처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애플 아이폰이 주도하고 있다.

아이폰7플러스의 인물사진 모드는 듀얼카메라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에 이미지처리 소프트웨어 기술이 합쳐진 결과물이다. 아이폰7플러스는 망원·광각렌즈에서 촬영된 이미지 데이터를 모아 9개층의 3차원 맵을 만들고, 그 중 가장 초점이 잘 맞는 부분을 선택하고 나머지 층은 원형으로 이미지를 흐리게 만든다. 이 때문에 인물은 부각되고 배경은 흐려지는 인물사진이 완성될 수 있다.

구글도 최근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공동 연구를 통해 머신러닝 기반의 스마트폰 사진 자동 보정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실시간으로 사진을 보정해 전문가가 찍은 듯한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LG전자, 애플을 비롯한 여러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오토포커스(AF)와 OIS, 전자식 손떨림 방지(EIS) 기능도 들어가 있어 흔들림 없이 빠르게 안정적인 촬영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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