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없다"..신안산선 '잡음' 물 건너간 2023년 개통

김종윤 기자 2017. 8.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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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제출 서류 부적합 지적..우선협상자 취소 계획
계속된 무산으로 개통 반신반의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안산 주민들에게 신안산선에 대한 기대감은 많이 낮습니다. 이번 신안산선 관련 뉴스에 요동하는 분위기는 없습니다. 분양 현장에서도 신안산선 개통을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

서울과 수도권 서남권을 연결하는 신안산선이 또다시 좌초위기에 빠졌다. 국토교통부가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트루벤인베스트먼트의 자격을 문제삼고 취소절차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일부 남아있던 기대감마저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취소 돌입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트루벤)의 신안산선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취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신안산선 사업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겠다고 나선 트루벤은 시공사를 모집해 책임시공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지난 4월 트루벤은 정부 고시가(3조3895억원)의 81.39%에 해당하는 2조7587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후 트루벤이 제출한 시공참여확약서 등 서류를 검토한 결과 형식과 내용이 부합하지 않아 서류를 불승인 처리했다.

트루벤 측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신안산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국토부와 충분한 대화의 시간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트루벤 관계자는 "제출한 서류가 미흡하다면 협의를 통해 수정할 수 있었다"며 "청문 과정에서 충분히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트루벤은 제출 마감일 당일 요건이 맞지 않는 서류를 제출했다"며 "서류 확인 후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다는 트루벤 입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트루벤은 오는 23일 청문 절차 이후 취소가 확정되면 우선협상 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한다. 소명 기회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 우선협상대상자 취소는 확정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건설사들도 기존 건설투자자(CI) 중심 민자사업이 아닌 FI 진행 방식에 의구심을 들어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당사도 사업성 검토 후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결정했다"며 "신안산선이 FI로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모두들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귀띔했다.

◇건설사, 신안산선 참여 시큰둥 "위험부담 높다"

신안산선은 사업비만 3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규모 민자사업이다. 특히 위험분담형(BTO-rs:민간과 정부가 사업위험을 분담) 방식을 최초로 적용한다는 점이 주목받는다. 이는 민간 사업자와 정부(지자체)가 이익과 손실을 절반씩 나누는 방식이다. 리스크 축소가 가능해 사업자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다만 대다수 건설사들은 사업 참여에 부정적이다. 앞서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자가 변경된 위례신사선뿐 아니라 파산한 의정부경전철을 확인해서다. 불확실성이 높은 철도사업에 섣불리 참여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 컨소시엄을 제외하고 건설사 참여가 없었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3조가 넘는 대규모 사업이라는 점도 건설사에게 부담이다.

업계에선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의 재참여를 유력시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은 의정부경전철 사업 참여를 위해 GS건설(당시 LG건설)과 법정공방을 진행할 말큼 철도사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이 어려운 철도사업 특성상 수익성을 맞추기 쉽지 않다"며 "단순 도급이 아닌 건설투자자 방식으로 참여하기엔 위험부담이 높다"고 강조했다.

신안산선이 개통하면 안산·시흥에서 여의도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1시간 30분에서 30분대로 줄어든다. 문제는 사업자가 취소되면 2023년 개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루벤은 자격이 발탁당할 경우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법정 공방을 예고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토부는 사업자가 취소된다고 가정해도 선정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어 내년 착공까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주민들 학습효과에 "신안산선, 개통 기대 안해"

2000년대 초반 시작된 신안안선 사업은 타당성 검토와 노선변경 등으로 수차례 착공 계획이 변경됐다. 안산 주민들 사이에서도 계속된 사업무산으로 학습효과가 퍼져 있다. 부동산 호재로 신안산선을 바라보는 기대치도 상당히 낮다.

건설사들도 안산에서 분양사업을 진행할 경우 홍보수단으로 신안산선을 강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안산 내 계약이 마무리된 현장에서 신안산선 사업 무산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항의성 민원은 없다. 안산은 내부시장으로 서울 출퇴근 수요를 잡기엔 한계가 있는 특성 탓이다.

A건설 분양소장은 "안산 주민들은 신안산선이 없는 지금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다"며 "상승호재는 분명 맞지만 하락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시 변방으로 꼽히는 송산신도시에선 신안산선 개통은 필수 요소다. 유니버설스튜디오 개발사업이 답보에 빠진 상황에서 신안산선 개통은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고 2억원까지 웃돈이 붙은 광명역세권뿐 아니라 목감지구 역시 가격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선 신안산선 착공 소식을 기다리며 분양권 매도시기를 저울질 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광명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분양권 보유자들은 신안산선 개통 호재로 매도를 꺼리고 있다"며 "예상보다 높은 웃돈이 붙은 상황에서 가격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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